역대급 '세수펑크'에 공자기금 구원 등판…20조 안팎 전용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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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23-09-03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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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세수 결손분 충당 위해 공자기금 재원 투입할 듯

  • 30조까지는 국회 의결 없이 행정부 재량 일반회계 가능

사진기획재정부
[사진=기획재정부]


올해 최대 6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세수 결손분을 충당하기 위해 정부가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 재원을 역대 최대 규모로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자기금은 여러 기금의 자금을 통합 관리하는 계정성 기금으로, 다른 기금들에서 여유 재원을 빌려오거나(예수) 자금이 부족한 곳에 빌려주는(예탁) 총괄계정 역할을 한다.

3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이번 주 '세수 재추계' 결과 발표를 앞두고 세수 부족분을 메우기 위한 재원 대책 중 하나로 공자기금 활용을 고심 중이다. 정부는 이미 예년 규모를 크게 웃도는 공자기금 여유 재원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1∼7월 국세 수입은 217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조4000억원 줄었다. 남은 5개월 동안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세금을 걷는다 해도 올해 세수는 세입 예산(400조5000억원) 대비 48조원 부족하다.

세수 부족 규모가 50조원을 훌쩍 넘어서는 것은 물론 60조원대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60조원을 기준으로 중앙정부가 메워야 하는 부족분은 60%에 해당하는 36조원가량으로 추정된다. 내국세 중 40%가량이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명목으로 지방에 내려가야 한다는 법 규정에 따른 것이다. 

중앙정부 세수 결손을 메우는 재원은 크게 불용, 세계잉여금, 공자기금 재원이다.

우선은 편성한 예산을 쓰지 않는 불용으로 10조~20조원 규모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잉여금으로는 3조~5조원대가 투입될 전망이다.

2022회계연도 총세입·총세출의 일반회계 잉여금 6조원 가운데 출연·상환 등을 제외한 순수한 여윳돈은 2조8000억원이다. 자유로운 활용에 제한이 있는 특별회계 잉여금 3조1000억원까지 최대한 활용하면 총 금액은 5조9000억원이다.

나머지 10조~20조원 정도인 부족분은 공자기금 재원으로 메울 수 있다는 게 기재부 측 판단으로 전해졌다. 다른 기금에 빌려준 예탁금을 중도에 상환받는 방식으로 예년 규모를 크게 웃도는 공자기금 재원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올해 공자기금 정부내부지출 153조4000억원 대비 최대 20%인 약 30조원까지는 국회 의결 없이 행정부 재량으로 일반회계에 투입할 수 있다.

빚을 내지 않고 세수 부족을 메우겠다고 강조한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의 '숨겨둔 카드'인 셈이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올해 공자기금에서 일반회계로 넘어가는 자금은 45조8000억원 정도로 예상되는데 세수 부족을 메우기 위해 공자기금을 추가 활용하면 일반회계 예탁 규모도 이를 웃돌 수 있다.

다른 기금의 재원을 충당하는 것이라면 국고채 추가 발행이 필요하지 않다. 국가채무를 늘리지 않고 세수 부족분을 메울 수 있는 우회로인 셈이다.

정부는 중장기적으로도 기금 여유 재원 등을 활용해 국고채 발행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2023∼2027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각 기금·회계별 재정 상황을 점검해 다른 회계·기금에 대한 자금 전출과 공자기금 예탁을 적극 활성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여유가 있는 기금에서 공자기금 재원을 적극 끌어오겠다는 의미다. 그만큼 일반회계 등 다른 회계·기금이 굴릴 수 있는 자금이 많아지게 된다.

정부 관계자는 "다른 기금에 빌려준 예탁금을 대규모로 조기 상환받는 방식으로 공자기금 여유 재원 확보가 가능해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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