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비구이위안 7000억원 채권 상환 유예..."발등의 불 껐지만"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베이징=배인선 특파원
입력 2023-09-03 11:14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급한 불 껐다" 채권 3년 상환 유예 결정

  • 10·11월·내년 초까지··· 채권 만기일 '줄줄이'

  • 디폴트는 '시간문제'···아파트 완공 '급선무'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 속 중국 부동산기업 비구이위안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 속 중국 부동산기업 비구이위안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겪는 중국 부동산 재벌 비구이위안(碧桂園)이 가까스로 이달 초 만기 도래하는 약 7000억원 국내 채권 상환 기간을 3년 연장했다. 하지만 앞으로 갚아야 할 채권이 수두룩한 데다가 중국 부동산 경기도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상황에서 시장은 비구이위안의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급한 불 껐다" 채권 3년 상환 유예 결정
3일 중국 제일재경일보에 따르면 비구이위안은 앞서 1일 밤 열린 채권단 회의 표결을 거쳐 당장 4일 만기 도래하는 39억 위안(약 7090억원) 규모 국내 사모채권 상환을 유예하기로 했다. 비구이위안은 4일 만기 도래 후 1~3개월까지 원리금의 각각 2%씩, 총 6%를 우선 지급하고, 12개월과 24개월째에는 원리금의 각각 10%, 15%를, 30개월과 36개월째에는 원리금의 각각 25%, 44%를 지불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며, 채권단도 이를 받아들였다. 

일반적으로 상환 유예기간을 1년~1년 6개월로 둔 다른 부동산기업과 달리 비구이위안의 3년 상환유예안은 일부 채권자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이로 인해 표결은 본래 지난달 25일로 예정됐다가 31일로 미뤄졌고, 결국 채권 만기 코앞인 1일 밤 진행된 것이다. 채권자들은 비록 3년이라는 기한이 길지만 오히려 채무 이행 가능성이 높아, 또다시 채무 상환을 연장해야 하는 리스크를 피할 수 있다는 데 무게를 두고 이 방안에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10·11월·내년 초까지··· 채권 만기일 '줄줄이'
시장은 비구이위안이 당장 급한 불은 껐지만, 여전히 디폴트 리스크는 도사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당장 지난달 7일 지급하지 못한 달러 채권 2종 이자(약 2250만 달러)에 대한 한 달의 상환 유예 기간이 다음 주 끝난다. 게다가 10월과 11월, 연말, 내년 초까지 역내외 채권 만기가 줄줄이 도래한다.

구체적으로 비구이위안이 갚아야 할 역내 채권만 11종으로, 원리금 총액만 최소 157억200만 위안(약 2조8600억원)이다. 지난달 이들 11종 채권 거래는 모두 정지됐다. 이 중 11월 20일 9억2300만 위안 규모 채권 1종 만기가 또 도래한다. 

잔존 역외채권은 모두 20종으로, 원리금은 모두 171억 달러(약 22조5600억원)에 달한다고 앞서 중국 봉황망은 집계했다. 이 중 4억 달러어치 채권 1종의 만기가 오는 10월 19일 도래한다.

게다가 비구이위안 실적도 부동산 경기 악화 속 곤두박질치고 있다. 비구이위안은 지난달 30일 공시에서 올해 상반기에 489억 위안(8조90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중국 부동산 경기가 비구이위안의 채권 상환 발목을 잡고 있는 것. 1일 중국지수연구원에 따르면 중국 100대 부동산기업의 8월 매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39.2% 하락했다. 전달과 비교해서도 8.9% 떨어졌다. 이로써  1~8월 누적 매출액은 4조3656억10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 하락했다. 1~7월보다 낙폭이 4%포인트 더 확대된 것이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달 31일 비구이위안의 신용등급을 신용 회복 가능성이 거의 없는 디폴트 임박 상태인 ‘Ca’로 강등했다.
 
디폴트는 '시간문제'···아파트 완공이 '급선무'
시장이 비구이위안의 디폴트 선언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고 있는 배경이다. 중국 제일재경일보는 앞서 비구이위안이 디폴트를 공식 선언하고 남은 채권에 대한 상환 기한을 연장하는 등 채무 구조조정에 돌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구이위안은 이를 위해 중국국제금융공사(CICC)를 이미 재무고문으로도 고용했다. 

비구이위안도 현재 채권 상환보다는 중단된 아파트 프로젝트 완공을 우선시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25일 금싸라기 아파트로 알려진 '광저우 아시안게임촌 프로젝트' 지분을 매각해 확보한 자금 12억9150만 위안(약 2343억원)도 아파트 프로젝트 완공에 쏟아부었다.

중국 아파트 매출 1위 부동산기업인 비구이위안은 현재 이미 디폴트에 빠진 부동산재벌 헝다보다 4배 많은 아파트 사업 공사를 진행 중이다. 만약 아파트 공사를 중단하면 협력 하청업체 대금이 체납되는 것은 물론, 아파트를 이미 분양받은 주민들의 대출 상환에도 문제가 발생해 사회적 불안까지 초래할 수 있다. 중국 지도부가 나서서 유동성 위기에 빠진 부동산 기업들이 아파트를 서둘러 완공해 주택 인도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고 강조한 배경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아주NM&C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