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보상 미흡" ​변호사들이 판사 지원 망설이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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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희 기자
입력 2023-07-14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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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주년 맞은 '법조일원화' 걸림돌

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경제적 보상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 변호사들의 경력법관 지원을 망설이는 가장 큰 원인으로 파악됐다. 대한변호사협회가 ‘법조일원화‘ 도입 10주년을 맞아 회원들을 상대로 벌인 조사 결과인데, 판사 공급 시스템 개선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14일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김영훈)가 지난달 전국 회원들을 대상으로 경력법관 임용지원의향, 임용자격 및 절차 등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가장 많은 응답자가 경력법관 지원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급여 등 경제적 보상이 불충분해서’를 선택했다.
 
이어 ‘원하지 않는 지역에서 근무해야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임용절차가 복잡할 것 같아서’, ‘업무 과중’, ‘판사직 수행에 따른 심적 부담‘ 등을 경력법관 지원 저해요인으로 꼽았다.
 
다양한 배경과 경험을 가진 법조인을 법관으로 선발하자는 취지로 2013년 도입된 ‘법조일원화’ 제도에 따라 대법원은 법조경력 5년 이상의 ‘일반 법조경력자’와 법조경력 20년 이상의 ‘전담법관’ 임용절차로 나눠 두 종류로 법관을 임용한다. 일반 법조경력자는 현행 ‘5년 이상’이 자격요건이다. 2025~2028년은 ‘7년 이상’, 2029년부터 ‘10년 이상’으로 상향된다.
 
하지만 판사 1인당 사건 수 증가로 법관들의 업무량이 증가하는 추세인 데다 대형 로펌으로 갈 경우 월급 수천만원을 받을 수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판사들의 처우개선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법원 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2019년 기준 우리나라 판사 1명이 연간 담당하는 사건 수가 464건에 이른다. 독일에 비하면 5배, 일본과 비교하면 3배 많은 수치다.
 
경력법관에 지원하는 주된 동기로는 가장 많은 응답자가 ’판사직에 따른 명예‘를 들었다. 두 번째로는 ’판사직 수행에 대한 보람‘을 든 응답이 많았다. 사건수임에 대한 영업활동 부담을 의미하는 ‘안정적이고 독립적인 생활‘, ’변호사로서 수임 등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어서‘란 응답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1031명 중 62%는 법관임용 시 법률 서면 작성평가를 존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응답했다. 추가 의견조회 절차로 동료 변호사에 대한 평판 조회가 필요하다는 응답은 39%로 나타났다. 의뢰인을 포함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평판조회가 필요하다는 응답은 5%, 둘 다 필요하다는 응답 20%, 둘 다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36%였다.
 
경력법관 임용 시 요구하는 법조경력 기간에 대해서는 5년 이상이 37%, 10년 이상이 31%로 집계됐다.
 
경력법관으로 임용된 법관의 재개업을 제한하거나 현행 수임 제한을 강화하는 조치가 필요한지에 대한 질문에서 응답자 77.7%에 달하는 802명이 재개업 제한이나 수임 제한 강화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42.6%에 해당하는 439명은 재개업 제한과 수임 제한 강화 모두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는 재야에 있다가 법조일원화제도에 따라 임용되는 법관들이 퇴직 후 변호사로 재개업할 경우 '전관예우의 폐해'가 오히려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변협 관계자는 ”법조일원화제도 도입 취지는 다양한 분야에서 법조 경험을 충분히 쌓은 법조인들을 법관으로 임용함으로써 사법부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좋은 재판을 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설문조사를 통해 수렴한 회원들 의견이 반영돼 성공적으로 제도가 정착할 수 있도록 다각적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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