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NH농협 등 4개 시중은행의 총수신 잔액은 이날 기준으로 1573조8828억원을 기록했다. 6월 말 1566조8046억원을 기록했던 만큼 불과 약 2주 만에 7조782억원이 증가한 것이다. 상품 별로는 정기예금과 적금 규모가 각각 6조9507억원, 6231억원씩 증가했다.
은행권 수신자금은 통상 계절적 특성에 따라 반기가 마무리되는 시점인 7월에는 하향세를 나타낸다. 반기 말까지는 기업들이 자금을 확보해두는 경향을 보이면서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다가 7월이 되면 단기 대금결제나 보너스 등의 기업 자금 수요가 확대돼 수신 규모가 소폭 내려선다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여기에 6개월 단위로 묶이는 수신 상품도 반기 말 기준으로 풀리면서 수신이 일부 빠져나갔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이례적인 모습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최근 새마을금고에서 터진 뱅크런 위기가 은행 수신자금 확대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지난달 말 기준 연체율이 6%대까지 급등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위기설에 휩싸인 바 있다. 새마을금고 수신 잔액은 지난 4월 말 기준 258조2811억원으로, 2개월 전인 2월 말보다 약 7조원 줄었다. 새마을금고는 5월 들어 예금 잔액이 다시 늘고 있다면서 진화에 나섰으나, 이후 불안심리는 더욱 커지면서 지역 새마을금고에서 대규모 인출 사태까지 벌어졌다.
은행권 관계자는 "수신 확대 흐름이 새마을금고를 떠나 은행권으로 직접 유입됐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어렵다"면서도 "하지만 새마을금고에서 느낀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2금융보다는 1금융으로 옮기려는 수요가 컸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실제 새마을금고 사태를 전후해 신규 예금 규모는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 안정 조치에 따라 은행권으로 이동하는 '머니무브'는 일단락 수순을 밟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한번 빠져나온 자금이 다시 새마을금고로 돌아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회의적인 시선이 높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연초 금융권 전반에 건전성 부실 우려가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는 만큼,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반기 2금융 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건전성 이슈가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빠져나온 수신 자금이 재차 상호금융권으로는 돌아가지 않을 여지가 높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