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 관광조직' DMO...지역소멸 위기 돌파구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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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수정 문화부 부장
입력 2023-06-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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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광공사, 올해 21개 DMO 선정·최대 연 1억5000만원 국비 지원

  • DMO, 지역주도형 관광조직 통해 지난해 201억 경제파급효과 거둬

  • 강릉관광개발公 '오감 프로젝트', 적극 행정 우수사례 '국무총리상'

  • 로컬·체류 국내관광 트렌드 따라 강원 '워케이션'·전남 '섬체험' 등

  • 생활인구 유입 콘텐츠 발굴 나서

2023년 DMO 우수사례(남해군) 배움터 행사 현장 [사진=한국관광공사]

지방자치제가 본격 시행된 지난 1995년, 서울‧수도권과의 격차 해소를 통한 국토 균형발전은 늘 지역이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로 꼽혔다.

관광 분야도 예외는 아니었다. 많은 지자체가 지역 발전을 위해 다양한 관광 사업을 추진해 왔고, 실제로 많은 발전을 이뤘다.

하지만 관광 분야가 더욱 발전하기 위해 갈 길은 여전히 멀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역대 최대' 방한외래객 수인 1750만명을 기록했을 때도 서울과 수도권 여행객 집중 현상은 여전했다. 그마저도 코로나19가 휩쓴 2020년을 기점으로 3년여 관광업계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겪었다.

코로나19 위기 상황을 가까스로 넘기고 이제 겨우 한시름 놓을까 했건만, 이번에는 인구감소에 따른 지역소멸이라는 또 다른 위기가 관광업계를 우울하게 했다. 지난 2021년 10월 행정안전부가 전국의 인구감소지역 89곳을 지정해 발표한 것이다.

이제는 관광 활성화를 통해 지역 성장이 아닌 '지역 생존'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급속한 고령화와 인구 유출로 생산성 저하와 재정난을 걱정해야 할 지금, 지역 관광산업에 활기를 불어넣어 줄 새로운 힘이 필요한 이유다. 
 

2023년 DMO 지역분포 현황 [사진=한국관광공사]

◆지역관광 활성화와 균형 발전을 돕는 조력자 발굴 필요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는 조직이 있다. 바로 지역관광추진조직(Destination Marketing/Management Organization, 이하 ‘DMO’)이다. 

DMO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보균)와 한국관광공사(사장 김장실)가 지역관광 활성화에 힘을 보태기 위해 지속 발굴해 육성하는 조직이다.

지역 여건에 맞는 관광사업을 발굴해 주도적으로 운영하고 관리하는 지역관광의 리더로, RTO(지역관광공사·재단) 외에 지역관광협(의)회, 주민협동조합 등 다양한 조직이 DMO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문체부와 공사는 지난 2019년 경북 고령과 전북 익산 2개 지역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한 이후 2023년 현재까지 총 34개의 DMO를 발굴·지원해 왔다.

올해는 총 21개의 DMO를 지원하고 있다. 이 중 관광거점도시인 강릉·전주·목포·부산·안동 등 5개 지역은 2020년부터 내년까지 총 5년간 지원한다. 

공사는 매년 1~2월 중 전국 지자체 대상 공모를 통해 지원 대상을 선정한다. 각 지역에서 지역 특화 사업계획을 제출하고 심사를 거쳐 선정되면, 최대 연 1억5000만원의 국비 예산을 지원받는다. 또 선정된 DMO가 속한 지역에서 추가로 지방비를 보태 지역관광 현안 해결을 위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강릉 DMO(강릉관광개발공사)가 행정안전부 적극 행정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지자체 역할 부담 덜고 지역관광 활성화 도움 주고···DMO, 가시적 성과

선정된 DMO들은 지자체, 지역 내 업계 및 학계 등 유관 분야 조직을 모두 모아 지역관광 협의체를 구성해 지역의 당면 과제를 해결하고, 관광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공익사업을 추진한다.

문체부와 공사의 ​지원을 받은 DMO는 초기 추진 목적대로 지자체의 역할 부담을 덜어주는 것은 물론, 지역관광 활성화에 이바지하는 조직으로서 나날이 성장 중이다. 

DMO는 지역 주도형 관광 조직을 통해 지역경제 활력을 이끌었고, DMO 사업체계 개선과 홍보 마케팅 강화를 통해 지역관광 경쟁력을 강화했다. 실제로 한국관광공사가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생산유발효과 109억원 △소득유발효과 26억9000만원 △취업유발효과 128명 △경제파급효과 201억원의 성과를 보였다. 

DMO 사업 추진체계와 역량도 강화했다.

참여기관 확대를 통해 사업 추진 거버넌스(민관협력)를 강화했다. 2021년 340개였던 참여기관 수는 2022년 527개 기관으로, 전년보다 55% 증가했다. 

DMO 사업 운영능력을 키우기 위한 역량 강화교육 참여자 수도 2021년 2228명에서 2022년 4740명으로 약 2배 늘었다. 

관련 사업 홍보와 인지도 제고에 힘쓴 결과도 성공적이었다.

DMO 주도로 진행한 사회적 가치경영(ESG) 실천 캠페인에는 2021년 참여자 수 6만2227명을 기록했다. 2022년에는 전년보다 무려 11배 증가한 67만7111명이 참여하는 성과를 일궜다. 지자체에서 일일이 챙기기 어려운 공익사업을 묵묵히, 그리고 훌륭히 수행한 끝에 이뤄낸 결과였다. 

이외에 주요 매체 홍보도 2배가량 늘었다. 

DMO로 선정된 강릉관광개발공사는 작년 강릉 시민과 관광 종사자들의 참여를 유도, 강릉관광의 고질적 문제였던 바가지요금 및 관광정보 부족 해결을 위한 '해피하게, 오감 프로젝트'를 추진해 적극 행정 우수사례로 국무총리상을 받기도 했다.

김일우 강릉시청 관광개발과장은 "관광거점도시 강릉을 알리고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DMO의 활동이 큰 도움이 됐다”고 평하면서 “DMO의 역할과 활동 범위가 커질수록 지자체로서는 든든한 지원군을 얻는 셈"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목포 DMO의 지속 사업인 일주일 살기 프로그램에 참가자가 요트체험 후 사진 촬영을 했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지역 가장 잘 아는 강점으로 지역마다 차별화된 관광 매력 키워  

공사는 지역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지자체와 RTO를 도와 지역별 특색을 살린 차별화된 콘텐츠를 발굴하고 집중 육성할 주체로 DMO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올해 초 국내관광 트렌드로 로컬관광, 농촌여행, 체류형 여행 등을 제시한 공사는, 지역 여건을 가장 잘 아는 풀뿌리 조직인 DMO가 이러한 트렌드 변화 대응과 지역 특화 콘텐츠 발굴 등을 선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올해 선정된 DMO들은 생활인구 유입을 적극 유도하기 위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강원(강릉, 동해, 평창) 지역은 체류형 여행 활성화를 위한 워케이션(휴가지 원격 근무), 디지털 관광주민증 사업, 청년 로컬 크리에이터 육성과 함께 지역관광 브랜드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 경남(거제·김해·남해·밀양·진주·통영·하동)과 전남(목포, 신안, 해남) 지역은 야간관광과 섬‧어촌 체험을 테마로 한 관광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경북(안동)과 전북(완주·장수·전주)은 지역관광 플랫폼 구축을 통한 여행정보 제공으로 관광객 편의를 개선하고, ESG‧맛집‧스포츠 체험‧역사여행 등 다양한 테마의 관광상품을 운영한다.

부산은 빈집 활용 체류형 관광 프로그램 운영으로 청년 생활인구 유입을 유도하고, 충남(공주·금산·홍성) 지역은 캠핑관광과 지역 특산물을 테마로 방문객 유치에 주력할 계획이다. 

문체부와 공사는 앞으로 관광산업이 지역소멸 위기 대응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이를 주도해 나갈 DMO를 지속 발굴 육성해 지역 스스로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는 자생력을 키우도록 할 계획이다.

DMO들이 지역관광에 실질적으로 이바지할 수 있는 조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제도 역시 지속 개선한다. 

아울러 향후 관광 빅데이터를 활용해 지역이 집중해야 할 목표 고객층과 마케팅 방안을 도출해 더욱 세밀한 홍보 마케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역량 강화 교육에도 힘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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