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8월 흑자론'까지 석 달…반도체·원자재 가격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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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기자
입력 2023-05-3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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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경기도 평택시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22.12.26

경기도 평택시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우리나라 무역수지에 적신호가 켜진 지 벌써 14개월째다. 이달에도 반도체와 대중 수출 부진이 지속되면서 15개월 연속 무역적자 기록이 확실하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늦어도 3분기 중 흑자 전환이 가능하다는 전망을 내놓은 상황. 변수는 국제 에너지 가격과 반도체 업황이다.

최근의 에너지 가격 안정세가 하반기에도 지속될지, 반도체 업계의 재고 떨이가 끝나고 업황 반등이 이뤄질지 여부에 정부 체면이 달렸다. 
 
무역적자 지속에도 하반기 반등 자신
정부는 월별 무역수지가 이르면 8월, 늦어도 9월에는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한다.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지난 22일 기자 간담회에서 "하반기 (무역수지는) 월별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며 "그 시기는 8월에서 9월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월별 무역적자 규모가 계속 줄고 있는 점, 제조업 업황 관련 전문가 설문조사지수(PSI)가 플러스로 돌아선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장 차관은 "산업연구원의 전문가 서베이 지수 조사를 보면 4~5월 전망치가 두 달 연속 플러스였다"며 "제조업 지수가 개선되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날 국회에 출석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5월이 지나면 적자 폭이 개선될 것"이라며 "4분기에는 지금과 전혀 다른 모습의 대외 실적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창양 산업부 장관도 "(글로벌 경기가 침체하고 반도체 시장이 위축되는) 추세가 하반기에 완화되면 아마 무역수지가 흑자로 전환되는 월이 나올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반도체 '재고 떨이' 시점 중요...에너지 가격도 변수
정부의 장밋빛 전망과 달리 반도체 재고 소진 속도와 국제 에너지 가격 등 불안 요인도 수두룩하다. 

반도체 재고 소진은 무역수지 흑자 전환을 좌우할 가장 큰 변수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의 20%가량을 차지하고 있어서다. 산업연구원 조사를 보면 반도체 부문의 5월 현황 PSI는 70, 6월 전망 PSI는 80으로 기준치(100)에 크게 못 미쳤다. PSI는 100을 기준으로 이상이면 개선, 이하면 악화를 의미한다. 

반도체 기업의 잇따른 감산 선언은 재고 수준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드러낸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재고 자산은 50조원에 육박한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반도체 경기가) 상반기에 낮았으니 하반기에는 개선될 것으로 예단하긴 어렵다"면서도 "사이클이 지나면 다시 회복될 수 있고 삼성이 해결책을 강구하면 추가 회복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 가격 변동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최근 석유, 석탄, 가스 등 3대 에너지 원자재의 가격과 수요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5월 배럴당 120달러를 웃돌던 국제 유가(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는 현재 72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천연가스 가격도 수개월째 하락세다. 그러나 에너지 수요가 늘어나는 하반기에는 가격이 다시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15개월 연속 무역적자 확실, 적자폭도 커져 
조금씩 줄던 무역수지 적자 폭은 이달 들어 다시 확대되는 모습이다. 정부가 흑자 전환을 공언해도 불안감이 가시지 않는 이유다. 

관세청에 따르면 5월 1~20일 수출액(통관기준 잠정치)은 324억4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6.1% 감소했다. 수입액은 367억5000만 달러로 15.3% 줄었다.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43억 달러 적자다.

이 추세라면 이달에도 적자를 기록해 15개월 연속 무역적자가 유력하다. 특히 지난달 무역적자는 26억2000만 달러로 지난해 6월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적었지만, 한 달 만에 적자 폭이 다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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