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를 보좌하는 별도의 팀이 대통령실 부속실 내부에 존재한다는 것이 공식 확인됐다.
야당에서는 김 여사의 업무와 대통령 업무가 혼재돼 사실상 김 여사가 대통령의 권력을 사용할 수 있다며 '제2부속실' 설치를 요구했지만, 대통령실은 "영부인이라고 집에서 살림만 하라는 것인가"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24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실 업무보고에서 "대통령실 부속실에 김 여사를 보좌하는 4~5명의 팀이 있다"고 밝혔다. 이른바 '배우자팀'의 존재를 공식 확인한 것이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여사가) 원래 (대선 과정에서) 조용한 내조를 하신다고 했는데 제2부속실을 정식으로 만들어서 해야지 별도 팀으로 하면 계속 의혹만 넘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유정주 의원도 "김 여사가 대외활동을 넘어 현안 메시지까지 내는데 공식으로 전담할 제2부속실을 왜 안 만드나"라고 거들었다.
그러나 김 실장은 "제2부속실을 만들면 인원이 또 늘어난다. 비서관도 또 하나 늘어난다"면서 "제2부속실 있느냐 없느냐는 똑같다. (현) 부속실에서 다 하면 된다"고 반박했다.
김 여사는 지난 대선 때 자신을 둘러싼 '허위이력' 논란 등이 커지자 대국민 사과와 함께 '조용한 내조'를 약속했고, 윤 대통령은 당선 후 공약대로 제2부속실을 폐지했다.
다만 과거 청와대에서 근무한 이들에 따르면 '제2부속실'은 단순히 영부인의 업무를 보좌하는 것을 넘어 대통령 업무와 영부인 업무를 분리하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 영부인에게 부적절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외부의 시도를 사전에 포착하고 견제하는 일도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업무보고에서는 김 여사가 미국 넷플릭스의 한국 투자 유치 과정에 역할을 하고 보고를 받은 것의 적절성 여부도 제기됐다. 야당에서는 김 여사가 자신의 권한을 넘어 부적절하게 국정에 개입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김 실장은 "저는 (보고) 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영부인이라고 집에서 살림만 하라는 건 아니지 않나"라고 반박했다.
앞서 윤 대통령의 지난 4월 미국 국빈 방문에서 넷플릭스는 "앞으로 4년 동안 K-콘텐츠에 25억 달러(약 3조3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대통령실은 콘텐츠에 관심이 많은 김 여사가 적극 역할을 했고, 중간 보고도 받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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