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플란트 제조사 '디오' 매각 수개월째 난항… "팔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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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하준 기자
입력 2023-05-0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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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수자와 매도자의 눈높이 격차가 좁혀지지 않아"

  • 2대주주 경영 유지 희망…"누가 회사의 주인인지 모르겠다"

디오 CI [사진=디오]


올 초부터 NICE투자파트너스는 임플란트 전문기업 디오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반년이 돼 가지만 현재까지 매각과 관련된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사모펀드(PEF) 운용업계에서는 디오 매각 전략을 수정하지 않는 이상 딜 메이킹이 성사되기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디오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는 올 초부터 잠재적인 원매자들을 대상으로 티저레터를 발송하고 있다. 본지 취재 결과 최근 한 PEF는 CS 측에서 티저레터를 받아 딜을 검토했으나 인수 작업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경영권 인수를 중단하게 된 배경에 대해 PEF 관계자는 "회사 밸류에이션이 문제 있다고 판단했다"며 "기업가치가 고평가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디오 최대주주인 디오홀딩스는 나이스그룹 계열사인 NICE투자파트너스사가 2018년 설립한 투자목적회사(SPC)다. NICE투자파트너스는 디오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 최대주주 측 지분 30%를 3000억~4000억원대에 매각할 것으로 전해진다. NICE투자파트너스가 책정한 디오 기업가치가 약 1조원 규모이기 때문이다. 현재 디오 시가총액은 5000억원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2배 가까운 수준이다.
 
PEF업계에서는 디오 시가총액을 고려했을 때 원매자가 회사를 인수해야 할 메리트가 작아진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매수자로서는 매각 지분 규모 대비 매각 가격이 높게 책정되면 매입 비용 대비 수익률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반면 매각자로서는 회사를 인수했을 때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팔고 싶어할 수밖에 없다. 디오홀딩스는 2018년 당시 디오 지분을 주당 3만7500원에 인수했다. 연초 1만9700원 선에 머물렀던 디오 주가는 현재 3만1500원까지 가까스로 올랐지만 당시 주당 인수 가격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실제로 디오는 매수자와 매도자 간 눈높이 격차가 좁혀지지 않아 지난해 8월 인수합병 거래가 불발된 적이 있었다. 앞서 디오는 지난해 3월 휴젤 창업자 홍성범 상하이서울리거 원장과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했으나 무산됐다.
 
원매자 측이 인수하기로 한 디오 지분은 디오홀딩스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식 총 417만여 주(지분율 26.44%)다. 양수도 금액은 총 2294억원 규모였다. 양수도 계약 단가가 주당 5만5000원이었지만 계약 철회 시점 주가는 주당 2만5000원 선에서 움직였다. 주가가 지지부진하면서 원매자는 인수에 큰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었다는 후문이다.

IB업계에서는 디오 창업주이자 2대주주로 남아 있는 김진철 회장 '입김'도 회사 경영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2022년 사업보고서 기준 김진철 회장이 5.92%, 김진백 부회장이 0.79%를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디오홀딩스 지분율인 21.1%에 한참 못 미친다. 이처럼 디오는 사모펀드 지배를 받고 있지만 경영은 창업자 김진철 회장과 동생인 김진백 부회장이 맡고 있다.
 
통상 사모펀드는 경영권을 인수하면 회사 경영에 개입하게 된다. 투자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경영 혁신과 구조조정 등을 추진하기 때문이다. 디오 경영권 주객이 전도됐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한 대형사 PEF 투자부문 대표는 "디오 최대주주는 분명 사모펀드인데 누가 회사 주인인지 모르겠다는 이야기가 사모펀드 시장에 돌고 있다"며 "회사가 전략을 바꾸지 않는 이상 매각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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