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애치슨 라인'에 쏠리는 시선... 증시 '반도체 왕의 귀환' 일어나나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송하준 기자
입력 2023-03-30 06:05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반도체 섹터, KRX 주요 지수 28개 가운데 상승률 1위

  • 4월 한·미 정상회담서 "신애치슨 라인" 편입 여부 결정

  • 尹 대통령 美 순방길에 삼성·SK 사장단 동행 등도 호재

  • 美 반도체 규제 완화까지 한·일 관계 정상화는 숙제로

반도체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4월 한·미 정상회담이 예정되며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주가 주목받는 핵심 섹터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이번 한·미 정상 간 만남이 미·중 패권전쟁에서의 '신애치슨 라인(Acheson Line)'을 확정하는 마지막 기회로 바라보고 있다.
 
금융권 "반도체 섹터, 정치적 모멘텀 발생 기대"

3월 20~29일 반도체 섹터 및 코스피 지수 상승률 비교 [사진=한국거래소]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일부터 29일까지 약 열흘 동안 KRX 반도체 지수는 2638.28에서 2919.77로 281.49포인트(10.67%) 급등했다. 해당 지수는 한국거래소에서 산출하는 28개 KRX 지수 중 1위를 차지했다. 반도체 상위 종목을 모아둔 KRX 반도체 톱15 역시 1594.47에서 1720.35로 125.88포인트(7.8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2395.69에서 2441.94포인트로 46.25포인트(1.93%)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증시 상승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고 볼 수 있다. 

금융계에서는 한·미 정상의 만남이 국내 반도체 산업의 명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회담 결과에 따라 반도체 지원법과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협상도 추가적으로 협의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고자 한국의 동참과 일부 희생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핵심 문제다. 
 

'지지부진 ‘K칩스법’과 新애치슨 라인 [한상준의 정치 인사이드]' 기사 갈무리 [동아일보 홈페이지 갈무리]

현재 금융권에서는 "이번 정상회담으로 대한민국이 '신애치슨 라인'에 편입될지 결정된다"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이 경계선은 지난 1950년 미국이 소련과 중국에 맞서 정한 극동 방위선인 애치슨 라인과는 성격이 확연히 다르다. 당시 한국은 대만과 함께 미국의 극동 방위선 바깥에 있었지만, 새로운 애치슨 라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공장이 있는 경기도 이천과 평택을 지나가며 대만의 TSMC를 지나간다. 반도체와 인공지능이 새로운 애치슨 라인을 만들어 가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반도체 산업이 위태로운 상황에 놓여있지만,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섹터가 정치적 모멘텀으로 주목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어있다. 박수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섹터는 저평가 구간에 놓여있다"며 "해당 섹터는 업황 둔화 개선뿐만 아니라 미국의 정치적인 이슈와 맞물려서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다음 달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국내 반도체 CEO들이 대거 동행하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전자에서는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경계현 사장이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SK하이닉스는 곽노정 사장이 유력하다는 평이다. 사장단 뿐만 아니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동행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반도체, 실적 우려에도 긍정적 평가..."관건은 정부 협상력"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반도체 업종의 주가 전망이 '맑다'는 애널리스트 레포트가 잇달으고 있다.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1분기 실적 바닥을 기록한 뒤, 하반기 본격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신한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7만원에서 8만2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실적을 6~9개월가량 앞서는 경향을 보인다. 일례로 삼성전자 주가는 사상 최고실적을 기록한 지난 2021년 3분기(15조8175억원)보다 3분기가량 앞선 2021년 1월에 주가가 9만원대까지 상승하며 고점을 기록한 바 있다. 

SK하이닉스의 주가 전망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시각이 제시되고 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연간 적자폭은 늘어나고 있지만 메모리 업황을 고려하면 2분기 이후 실적은 점차 개선될 것"이라며 "D램 업황이 반등하면 SK하이닉스의 주가도 추세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올해 2분기 말에서 3분기 초 이후에는 반도체 업종의 실적 우려가 있더라도 주가의 하방 경직성이 확보될 것으로 전망된다. 

선물시장에서도 반도체 기업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월 만기가 도래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 선물은 각각 6만2500원, 8만6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물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같은 날 각각 6만2700원, 8만69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다만, 미국이 반도체 규제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한국과 일본 양국의 관계가 정상화되어야 한다는 또다른 허들을 넘어야 한다. 정부가 지난 27일 일본에 대한 화이트리스트를 재편입한 절차도 이러한 성격으로 풀이된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IRA 법안과 관련해 국내 반도체, 2차전지 업체들이 불공정한 부분에 대해 어필할 것"이라며 "얼마나 성과를 얻어낼지는 정부의 협상력에 달려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