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철 신임 헌정회장은 27일 "지금 한국은 협상이 없는 정치 실종 상태"라며 "이런 상황이 된 데에는 큰 책임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정 회장은 이날 국회 헌정회 대회의실에서 가진 합동 기자회견에서 "야당에도 책임이 있고 노력해야 하지만, 정치를 크게 풀어가려는 대통령의 노력이 아쉽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여야가 함께 걷고, 거친 언행으로 인한 논란 없이 경건하게 의회민주주의를 꽃피워야 한다"며 "선진 민주정치에 대해 여야 간 대승적 차원의 큰 정치를 해야 한다. 대화나 타협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민주주의 정치 원칙을 '어그리 투 디스어그리(agree to disagree)'라고 설명하고 "상대방이 다른 게 아니라 잘못됐다고 보고 있는 데서 갈등이 생긴다"며 "'나는 옳고 너는 그러다'는 태도에서 심각한 대결 구도가 형성됐다"고 일침했다.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이날 윤 대통령을 대신해 정 회장을 예방하고 취임을 축하했다. 이 수석은 '어떤 이야기를 나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 정치권의 살아있는 산증인들, 일선에 물러나셨지만 아직도 왕성하게 활동하는 분들 많이 계신다"며 "특히 지금 여야 정국이 경직되어있는 면이 상당히 있으니 헌정회 선배들께서 잘 좀 이끌어주시고 정치를 국민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이끄는 데 한 말씀씩, 한 축이 되어주실 것을 바란다고 말씀드렸다"고 소개했다.
앞서 대한민국 헌정회는 지난 21일 정기총회를 열고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인 정 회장을 신임 회장으로 선출했다. 정 회장은 서울 중구에서 9·10·13·14·16대 의원을 지낸 5선 의원 출신으로, 새천년민주당 대표와 KBO(한국야구위원회) 총재 등을 역임했다. 헌정회장을 경선으로 선출한 이래 민주당 계열 인사가 당선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 회장은 "헌정회는 초(超) 정파적 국가 원로 단체의 역할에 치중해야 한다"면서 대통령, 국회의장, 여야 대표 등과 상시 대화 채널을 만들고 국가적 정책 대안을 제시하기 위한 '선진정치연구원'을 설립하겠다는 계획 등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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