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CEO 책임경영 실종… 실적 반토막에 연봉은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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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빈 기자
입력 2023-03-26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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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기순이익 절반에도 CEO 보수 3배나 증가

  • 23명 CEO 중 보수총액 줄어든 사례 7명뿐

  • 일부선 CEO와 달리 직원 평균급여 줄여 '눈총'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증권사 책임경영이 실종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증권사들이 글로벌 통화 긴축 기조로 인한 증시 변동성 확대로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반 토막 났지만 CEO 연봉은 오히려 증가했기 때문이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4일까지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증권사 가운데 연간 보수총액이 5억원을 상회한 CEO는 총 23명으로 집계됐다. 이들 CEO의 보수총액은 374억6200만원이다. 

CEO 보수총액은 전년 301억9300만원에서 72억6900만원 늘었다. 증권사 실적이 뒷걸음질하는 동안 CEO 보수가 무려 24.08%나 증가했다. 1인당 평균 보수총액은 13억1273만원에서 16억2878만원으로 3억1605만원 늘었다.

CEO별로 살펴보면 23명 가운데 16명 보수총액이 올랐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가 16억8500만원에서 55억1800만원으로 38억3300만원(227%) 증가하며 지난해 '연봉킹'을 차지했다. 2위를 차지한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도 보수총액이 41억2900만원에서 51억1300만원으로 9억8400만원(23.83%) 늘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는 5억1200만원에서 24억7500만원으로 19억6300만원(383.40%) 증가한 보수를 수령했다.

반면 보수총액이 줄어든 CEO는 7명에 불과했다. 임기를 마친 이진국 전 하나증권 대표와 이현 전 키움증권 대표를 제외하면 보수총액이 전년 대비 감소한 CEO는 5명에 불과하다. 보수총액이 감소한 CEO는 △김성현 KB증권 대표 △김원규 이베스트투자증권 대표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대표 △이병철 다올투자증권 회장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 등이다. 

문제는 CEO 보수총액은 전년 대비 25% 가까이 증가했지만 실적은 반 토막 났다는 점이다. CEO 23명이 속한 22개 증권사의 지난해 별도기준 당기순이익 합산은 3조4081억원으로 전년(7조1048억원) 대비 3조6967억원(52.03%) 급감했다. 통화 긴축으로 인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수수료 등 브로커리지 수익이 급감했고 채권 금리 급등으로 인해 적잖은 평가손실을 입었기 때문이다. 하반기 들어서는 주택 경기도 크게 위축되면서 부동산 투자 수익도 급감했다.

지난해 연봉킹을 기록한 한국투자증권은 당기순이익이 9조6218억원에서 4조1370억원으로 5조4848억원(57.00%) 급감했다. 연봉 2위를 차지한 미래에셋증권은 9조3674억원에서 4조159억원으로 5조3515억원(57.13%), 20억원 가까이 증가한 NH투자증권은 7조9351억원에서 3조3849억원으로 4조5502억원(57.34%) 감소했다.

직원 평균 급여 증가율은 CEO 보수총액 증가율에 미치지 못하거나 오히려 줄었다. 미래에셋증권 직원 평균 급여는 1억4400만원에서 1억4100만원으로 300만원(2.08%) 줄었다. 한국투자증권은 1억5475만원에서 1억6009만원으로 534만원(3.45%), NH투자증권은 1억5800만원에서 1억7500만원으로 1700만원(10.76%) 증가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CEO 성과금은 성과가 발생한 당해에 모두 지급되지 않고 다음 해에 이연지급되는 경향이 있어 지난해 보수총액이 높게 나타난 측면이 있다"면서도 "임직원들은 희망퇴직과 본부 통폐합 등으로 인해 밥줄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인데 CEO 연봉만 증가한 것을 고운 시선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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