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매년 늘어나는 리콜 대응해 안전성 강화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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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은 기자
입력 2023-03-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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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들의 차량과 센서 등 점검이 끝나자 충돌지점을 비추는 조명에 불이 들어오며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1805㎏의 후방추돌용 대차가 시속 48㎞로 돌진해 차량 후면을 들이받았다. 순식간에 엄청난 소리와 함께 차량 후면이 깊숙이 찌그러졌다. 곳곳에는 파편 등 잔해도 보였다. 

연구원들은 충돌시험 완료 즉시 차량 상태를 점검했다. 가장 먼저 차량에 전류가 흐르지는 않는지 누전 검사를 실시했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 감전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전해액 누유 확인은 필수다. 이 외에도 △차량 문열림 △에어백 △목 꺾임 방지를 도와주는 액티브 세이프티 헤드레스트 등을 확인했다. 

지난 23일 경기도 화성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을 방문해 아우디 전기차인 e-트론(이트론)의 후방충돌 시험 시연을 참관했다.

KATRI는 자동차 안전도 향상을 위해 완성차 제작결함조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사용자가 크게 늘고 있는 전기차 등 미래형 자동차의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KATRI에서 한해 충돌 시험을 하는 신차는 70~80대 규모다. 시험에 필요한 차량은 교통안전공단 자체 예산으로 전부 구매해 시험한다. 차량에 지출하는 비용이 전체 예산의 3분의 2를 차지할 정도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충돌시험은 자기인증적합조사와 자동차안전도평가 시험으로 구분돼 있다. 자기인증적합조사 시험은 고정벽정면충돌시험(50㎞/h), 부분정면충돌시험(56㎞/h) 등 6개 유형이며 자동차안전도평가 시험은 부분정면충돌시험(64㎞/h) 등 4가지다.
 
KATRI 관계자는 "차량은 곧장 폐기하지 않고 업체들의 이의제기 등에 대비해 1년 정도 보관한다"며 "전기차의 경우 차량 등록대수 대비 리콜대수가 절반에 가깝고, 화재 발생 시 피해가 크기 때문에 더욱 세밀하게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아우디 e-트론 후방충돌 시험 후 연구원이 결과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한국자동차기자협회]

악천후 속에서 안전한 자율주행이 가능한지 검증하는 기상환경재현시설도 찾았다. 이곳은 강우와 안개를 재현한 시설로 터널형 실험시설(300m)을 포함해 총 길이 600m의 왕복 4차선 도로로 마련됐다. 인공적으로 만든 자연환경으로, 시정거리(육안으로 볼 수 있는 최대거리) 30m 안개와 시간당 60㎖ 폭우를 만들 수 있다. 차량 안에서 주위를 둘러보니 가까운 거리도 흐릿하게 보일 만큼 시야 확보가 어려웠다.

KATRI 관계자는 "악천후에서도 안전한 자율주행이 가능한지 검증하기 위한 것으로 보다 완벽한 실험을 위해 눈과 빙판을 만들 수 있는 시설까지 검토했지만 비용 문제로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기상환경재현시설에서 폭우가 쏟아지고 있다. [사진=한국자동차기자협회]

해마다 리콜대수는 증가하고 있다. 작년 자기인증적합조사와 제작결함조사 등을 통해 실시된 리콜대수는 사상 최대인 324만대를 기록했다. 최근 전기차 판매량이 늘면서 전기차 리콜대수는 2018년 1만2264대에서 △2019년 8만604대 △2021년 9만9009대 △2022년 20만5344대로 가파르게 늘고 있다. 

이를 담당하고 있는 KATRI도 덩달아 바빠졌다. 올해 17개 제작사, 19차종 52대에 대해 시험 평가할 계획이다. 이 중 국산 4차종, 수입 15차종에 대해서는 총 565 항목으로 정밀 조사할 예정이다. 

권용복 공단 이사장은 “연구원은 국내 유일의 자동차결함 전문 조사기관으로 제작결함조사를 통해 국민을 보호하고 있다”며 “친환경 첨단 미래 모빌리티 전환에 대응한 맞춤형 사고조사 기법을 개발하고 자동차결함에 대한 과학적 사고 분석 체계를 마련하고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통하여 자동차 결함에 대한 사고조사 대응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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