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오너일가 차명주식' 논란⋯조광피혁, 국세청 칼끝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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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면수·장하은 기자
입력 2023-04-03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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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명주식, 목적에 따라 세금폭탄 주범

[사진=조광피혁 홈페이지 캡처]

국세청이 최근 모피·가죽 제조업체인 ㈜조광피혁을 상대로 특별세무조사에 착수,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3일 확인됐다.

조광피혁과 동종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달 초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요원들을 서울 강남구에 소재한 조광피혁 본사에 사전예고 없이 투입, 세무조사에 필요한 관련자료 등을 일괄 예치했다.
 
이번 세무조사는 일반적인 정기세무조사가 아닌 특별세무조사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는 서울국세청 조사4국의 경우 여느 조사국과 달리 비자금 조성 의혹 또는 탈세 혐의 등이 있는 경우에 주로 투입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국세청이 이연석 대표의 차명주식 보유 및 법인의 주식·부동산 투자 등 그간 제기되어 온 논란의 과정들을 면밀하게 들여다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조광피혁의 모태인 조광피혁공업사는 일제강점기인 1933년 고(故) 이영근 창업주가 설립한 가죽 전문 제조기업이다. 연 매출 1000억원 안팎을 오가며 1977년 코스피 시장에 상장됐다.

설립부터 현재까지 창업주 아들인 이길용 전 대표와 이 전 대표의 아내 지길순 전 대표, 이들 전 대표의 아들인 이연석 대표가 100년 가까이 회사를 이끌고 있다.

지분은 이연석 대표 등 특수관계인 30.29%, 자사주 46.56%, 2대 주주인 박영옥 스마트인컴 회장 12.39% 등으로 이뤄져 있다. 특수관계인 가운데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인물은 이 대표로 14.98%를 보유해 1대 주주로 있다.

지난해 7월까지는 현재 2대 주주인 스마트인컴 박 회장이 1대 주주였지만, 이 대표가 차명주식 보유 현황을 스스로 공개한 후 순위가 바뀌었다.

이 대표는 작년 8월 조광피혁 주식 4.05%(26만9479주)에 대해 실명전환했다고 사업보고서를 정정공시한 바 있다. 이전까지 10.93%로 2대 주주로 머물렀던 이 대표는 차명주식 4.05%를 더해 단숨에 1대 주주로 올라섰다.

세정가는 차명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상황에 따라 세금폭탄을 떠안을 수 있는 요소로 본다. 명의를 빌린 자와 빌려준 자 모두에 막대한 증여세가 부과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상법상 발기인 규정으로 부득이하게 차명주식을 보유한 게 아니라면, 과세당국은 조세회피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볼 개연성이 높다.

한때 피혁 업계 1위를 차지했던 조광피혁은 3위(2021년 현재)로 밀려났다. 관련 업계는 이 대표가 본업보다는 주식·부동산 투자에만 몰두한 결과라고 평가한다.

조광피혁의 지난 2012~2021년 연평균 매출액 성장률은 –6%다. 같은 기간 삼양통상과 유니켐이 각각 9%, 25% 성장률을 기록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동기간 조광피혁은 2012(7%)·2016(10%)·2021(7%)년을 제외한 나머지 6년간 4~27% 마이너스 매출을 기록했다.

반면 토지·건물, 주식은 꾸준히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 투자부동산 자산 규모는 2012년 212억원에서 2021년 말 현재 712억원으로 3배 이상 불었다. 주식은 포스코·삼양통상·애플·버크셔해서웨이 등 국내외 주식을 꾸준히 사들였고, 그 규모는 지난해 말 현재 2400억원에 달한다.

한편, 조광피혁 관계자는 “지난 2009년 이후 다시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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