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파산] WSJ "초고속 붕괴, 스마트폰 영향…하루새 56조원 뱅크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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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진 기자
입력 2023-03-13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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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마트폰으로 인출 가능한 환경에 너도나도 인출

  • 왓츠앱ㆍ슬랙으로 소식 빠르게 전파

 

실리콘밸리은행(SVB) 로고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실리콘밸리은행(SVB)의 광속 파산에 스마트폰으로 예금 인출이 가능한 배경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간편한 예금 인출이 뱅크런을 가속화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실리콘밸리가 SVB를 켜는 방법'이라는 제호의 기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전했다. 

WSJ는 보험 스타트업 '커버리지 캣'의 설립자 맥스 조의 모습을 소개했다. 그는 지난 9일 휴양지로 가기 위한 버스를 타던 중 주변 동료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돈을 인출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이들은 SVB에서 자금을 인출하려는 것이었다. 그는 "뱅크런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 역시 덩달아 현금을 인출하려고 했으나 '거래 보류'가 떴다. WSJ는 이 같은 모습을 전하며 "실리콘밸리가 실리콘밸리은행(SVB)에 등을 돌렸다"고 평가한 뒤 "실리콘밸리의 고립된 모습이 SVB를 뱅크런에 더욱 취약하게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SVB의 위기가 본격적으로 부각된 것은 지난 9일부터다. SVB 고객들은 9일 영업 마감 전까지 총 420억 달러(약 55조6000억원)를 인출하려고 시도했다. 이어 미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국은 10일 오전 불충분한 유동성과 지급불능을 이유로 SVB를 폐쇄하고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파산 관리자로 선임했다. 미국 역사상 두 번째로 큰 은행 파산으로 이어진 것이다. 

미국채 가치 하락에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환경이 더해져 SVB 파산으로 이어졌다. SVB는 스타트업의 대출이 줄어들자, 210억 달러에 달하는 증권 포트폴리오를 매각했다. 보유한 미국채 가치가 하락한 상태에서 매도하면서 18억 달러(약 2조4000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했다. 이날 SVB의 주가도 폭락했다. 이 같은 소식이 메신저 슬랙과 왓츠앱 등에 퍼지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은 앞다퉈 은행 예금을 인출했다. 

WSJ는 "사람들은 번개처럼 빠르게 전 세계의 사실과 허구를 모두 전했다. 겁에 질린 고객들은 휴대전화 은행을 꺼내 몇 번의 조작으로 돈을 인출했다"고 주목했다. 

SVB의 파산으로 실리콘밸리는 혼란에 빠진 모습이다. 앞서 미 정부가 "비보험 예금까지 보호하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우려가 나온다. 당장 급여 미지급 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실리콘밸리 기업인 라이플링 직원들은 늦어도 13일까지 급여를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의료 서비스업체 플로헬스는 현재 최소 1000명의 직원에게 급여를 미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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