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코로나19 이후와 오피스 부동산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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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성 델코리얼티그룹 회장
입력 2023-03-14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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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성 델코리얼티그룹 회장.


온라인 경험을 통한 원격 근무는 사무실 근로자에게 새로운 선택권을 제공하고 있다. 이 선택권은 소매업에서 온라인 쇼핑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것과 유사하다. 우리는 상업용 부동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오피스에서 기술 혁신이 가져다주는 창조적 파괴가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궁금해한다. 이에 대해 부동산 업계에서는 다양한 의견 개진과 토론이 진행 중이다.

최근 오피스 진화에 대해 도시부동산 연구단체인 어반 랜드 인스티튜트(ULI)는 더 많은 오피스 공간이 필요하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사무공간의 고밀화 문제를 해결하고, 젊은 직원들에게 매력적인 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를 통해 협업 공간, 카페, 헬스장, 어메니티 등이 추가로 들어서는 오피스 환경을 꾸밀 수 있다. 이렇게 해야만 원격 근무로 가는 트렌드를 다시 오피스로 복귀하는 균형을 새롭게 맞출 수 있다고 한다.
 
오피스 시장의 위축을 우려하는 부동산 관계자들은 이러한 의견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동조하고 있다. 일부 오피스 전문 분석 의견에 따르면, 회사는 사무공간을 평균 30%까지 줄일 수 있으며, 더 크게는 50%까지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이는 오피스 부동산 시장, 개발업자, 투자자들에게는 무서운 내용이다.
 
또 향후 몇 년 동안 오피스 수요가 감소해 오피스 투자자에게 심각한 고통을 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수요 감소의 원인으로는 환경 규제로 촉발된 건물 노후화 증가,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건물을 원하는 고객 니즈 대응에 실패한 건물이 많기 때문이다. 이런 오피스는 임대 기간이 만료되면 입주자를 다시 확보하기 힘들어 결국 용도 변경과 개보수 비용이 투자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런 건물들은 낮은 가치 평가를 받게 된다.
 
다른 의견으로는 코로나19로 인해 직장 공간에서 전문직의 '장소 독립성' 트렌드가 가속된다는 주장도 있다. 이는 일하는 장소가 단순한 가치 평가를 넘어서, '서비스로서의 공간' 개념으로 바뀌고 있다는 의미다. 최근의 업무는 기술 플랫폼 활용이 많아지면서 '일의 지형(방식)'이 변화하고 있다. 오피스는 기술 플랫폼의 주요 고객으로 오피스에 입주한 기업들은 이들 플랫폼의 기술을 활용하면서 일을 한다. 어떤 회사의 직원들은 이러한 기술을 활용해 오피스 밖의 모든 곳에서 업무를 본다. 특히 이러한 직원들에게는 오피스가 자신이 생활하는 곳 근처에 있기를 바라는 편의 시설이 될 수도 있다.
 
오피스의 선호 입지는 전통적으로 도심이고, 교외지역 오피스는 지역 내 수요만 담당한다. 교외 지역 오피스는 정보와 근무 밀집도가 떨어져 인기가 높지는 않다. 교외 거주 직장인들이 원격 근무를 하더라도 집이나 편의시설에서 일을 한다.
 
유럽 부동산의 여러 유형과 오피스 선호를 비교하는 역사적 변화를 살펴보면, 2008년에는 도심 오피스가 도심 쇼핑센터 다음으로 인기가 있었고 교외 오피스 인기는 별로였다. 2010년에는 도심 오피스가 모든 부동산 유형에서 1위로 올라섰다. 2016년은 탄력적 서비스 오피스·코워킹이 은퇴·케어지원 주택 다음으로 랭킹 2위를 차지했다. 도심 오피스는 중간 이하 순위, 교외 오피스와 비즈니스 파크는 인기가 바닥권이었다. 2020년에는 탄력적 오피스도 중간으로 밀리고, 다른 오피스 유형도 모두 바닥으로 처졌다. 올해의 전망에서도 모든 오피스 유형이 중간 이하나 바닥으로 추락했다.
 
오피스는 부동산의 올드패션인 단일 용도 개념에서 복합용도로 변신하고 있다. 많은 오피스 논쟁들도 이러한 트렌드에 공감한다. 일하는 공간과 편의 시설 간의 경계가 점차 모호해지는 현상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물론 다른 부동산 유형들의 경계선도 불분명해지면서 융합 흐름으로 가고 있다.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우리는 가상 세계와 함께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지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이후 사람들은 도시로 돌아오고 있지만 사무실에서만 비즈니스를 하는 것은 아니다. 비즈니스를 위해 직접 만나는 사회적 교류 활동을 중시하기에 레스토랑과 펍이 붐비기 마련이다.

1600년대 런던에서도 비즈니스가 커피하우스와 펍에서 서로 얼굴을 보는 대면을 통해 이루어졌다. 지금은 여기에 더해 온라인 가상 세계를 통한 비즈니스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현실과 가상의 세계가 융합하는 세계에서 비즈니스가 진행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구체적 공간인 오피스와 가상공간을 효과적으로 믹스하는 방법을 더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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