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 기준금리 일단 '숨고르기'…3.5% 현 수준 유지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배근미 기자
입력 2023-02-23 09:51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이 23일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경기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금리 인상 숨고르기에 나선 것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3.5%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회의는 이창용 총재를 비롯해 금통위원 7인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작년 2월 이후 처음이다. 한은은 사상 최초 7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는 등 가파른 긴축 행진을 이어왔고 그 결과 기준금리는 1년 반 만에 3.0%포인트 상승했다. 실제 한은은 코로나 여파로 사상 최저로 낮췄던 기준금리(0.5%)를 2021년 8월 0.25%포인트 인상을 시작으로 그해 11월, 작년 1월, 4월, 5월, 7월, 8월, 10월, 11월, 올해 1월까지 걸쳐 인상했다. 이 과정에서 두 차례의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인상)이 단행되기도 했다. 

한은의 이번 결정은 물가보다 불안정한 시장 상황 속 경기 침체 우려에 통화정책이 대응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전분기 대비)은 수출 부진 등에 이미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0.4%)로 돌아섰고, 심지어 올해 1분기까지 역성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달 들어 20일까지 월 누적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335억4900만 달러)도 작년 같은 달보다 2.3% 낮아 현 추세대로라면 5개월 연속 감소(전년동월대비) 행진이 우려된다. 

이에 정부 역시 물가 관리보다는 경기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한 포럼에서 "물가 안정 기조를 확고히 해나가되 이제 서서히 경제 문제도 신경 써야 하는 상황"이라며 "만약 물가 안정 기조가 확고해지면 모든 정책 기조를 턴(전환)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간 물가 관리를 강조하며 인상 기조를 유지해 온 한은의 통화정책이 경기에 힘을 실은 정부 기조에 역행하는 데 따른 부담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편 금통위의 이번 기준금리 동결은 시장 예상과도 부합한다. 금융투자협회가 한은 2월 금통위 회의를 앞둔 지난 10~15일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48개 기관, 100명)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6%가 이달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