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훈의 투어웨이] 사우디 골프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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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입력 2023-02-01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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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F 사우디 인터내셔널 깃발. [사진=아시안 투어]

지난해 2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한 골프대회(PIF 사우디 인터내셔널)가 주목받았다. 사우디 골프 리그를 시작한다는 한 회사(LIV 골프 인베스트먼트)가 베일을 벗었기 때문이다.

'백상아리'라 불리는 호주의 그레그 노먼이 단정한 옷을 입고 흰 머리를 연신 빗으며 선수들을 맞이했다. 입에서는 "전 세계에 LIV 골프의 유산을 남길 것"이라는 말을 반복했다.

선수들에게는 대회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유명 선수일수록 식당에서 미팅하는 횟수가 많았다. 부상을 당한 브라이슨 디섐보의 경우에는 미팅의 빈도가 잦았다. 

미팅 장소는 클럽하우스 1층에 마련된 식당이다. 당시 식당에는 파리가 가득했다. 18번 홀 해저드 관리 실수로 걷잡을 수 없이 번식했다. 입을 벌리면 파리가 들어갔다. 손으로는 음식 위 파리를 쫓기 바빴다.

그런데도 선수들은 자리를 지키며 미팅을 이어갔다. 기자 등 관계자들도 같은 식당을 이용했기 때문에 그들의 이야기를 잠시나마 들을 수 있었다. 디섐보는 질문이 많았다. 앞으로의 계획 등을 물었다. 표정에는 확신이 없었다. 입 근처를 배회하는 파리를 쫓아내면서도 질문을 이었다.

돈보다는 비전을 중시했다.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안전을 추구하면서도 새로운 역사를 쓰고 싶어 했다.

돌이켜보면 1년 전 영입 시장은 성공적이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뛰던 더스틴 존슨, 캐머런 스미스, 필 미컬슨 등을 영입했다. 당시 영입한 선수는 약 20명이다. 48명으로 대회를 진행하는 LIV 골프를 생각해보면 얼마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지 알 수 있다.

반면 김주형, 잰더 쇼플리, 토미 플리트우드, 셰인 라우리 등은 거절했다.
 

제150회 디 오픈 챔피언십 우승 이후 LIV 골프로 전향한 캐머런 스미스. [사진=아시안 투어]

지난해 6월 LIV 골프가 시작됐고 소송전이 벌어졌다. 법정 싸움과 감정싸움은 돌아온 PIF 사우디 인터내셔널까지 이어지고 있다.

올해 PIF 사우디 인터내셔널에는 이렇다 할 빅 네임이 출전하지 않았다. 대다수가 LIV 골프 선수거나, 아시안 투어 선수다. 

그나마 관심을 끌고 있는 선수는 영입 관련 보도가 나온 두 남미 선수(미토 페리이라, 세바스티안 무뇨스)와 PGA 투어에 출전 허락을 받은 캐머런 영, 루카스 허버트, 캐머런 챔프 정도다.

5명의 승수는 다 합쳐도 5승이다. 챔프가 3승으로 가장 많다. 무뇨스·허버트는 1승, 페레이라·영은 우승조차 없다. 영입이라 방을 붙이기도 머쓱하다. 

노먼은 두 번째 시즌에 7명의 빅 네임을 영입하겠다고 장담했다. 그러나, 시장에 물건이 없다. 돈이 많아도 소용없다.

아니, 돈이 없을 수도 있다. 지난해 LIV 골프와 함께 일했던 한 외국인은 "다섯 번이나 이메일을 보냈지만, 대답이 없었다. 벌써 4달째 대금이 지급되지 않았다. 안 주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올해 PIF 사우디 인터내셔널은 지난해와 달랐다. 많은 부분이 사라졌다. 한 대행사 직원에게 그 이유를 물으니 "올해는 지난해와 다르다. 변동 사항이 많아졌다. 내부의 결정 등 절차도 마찬가지"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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