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주식하락에 베팅하면서 테슬라는 왕창 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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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빈 기자
입력 2023-01-25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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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배 인버스 'SOXS·SQQQ' 집중 매수하며

  • 애플·엔비디아 등 기술주는 오히려 담아

  • 올해 순매수 1위 테슬라 4000억 규모

  • 단기조정 예상하며 일부 저가매수 역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서학개미가 새해 들어 테슬라와 애플, 엔비디아 등 대형 기술주를 대거 순매수하고 있다. 미국의 높은 기준금리가 예상보다 빨리 하향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기대감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증시 전반에 대해서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거 순매수하는 등 변동성 확대에 대비하는 모양새다.

25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24일까지 국내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3억2098만1139달러(약 3969억원)를 기록한 테슬라다. 서학개미는 미국의 또 다른 전기차 업체 리비안도 1207만 달러 순매수했다. 이밖에도 △애플 9695만 달러 △TSMC 5180만 달러 △엔비디아 3140만 달러 △마이크로소프트 1094만 달러 등이 개별종목 순매수 상위권을 차지했다. 리비안을 제외하면 나스닥에 상장된 대형 기술주 위주로 순매수 행진을 이어간 셈이다.

이들 종목은 연초 이후 최대 30%가 넘는 강세를 보이는 중이다. 먼저 엔비디아가 143.15달러에서 192.65달러로 49.5달러(34.58%) 급등했다. 테슬라도 108.1달러에서 143.89달러로 35.79달러(33.11%)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애플도 125.07달러에서 142.53달러로 17.46달러(13.96%) 상승했고 리비안(4.09%)과 마이크로소프트(1.03%)도 상승세를 시현했다.

대형 기술주의 강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상 조기종료 기대감에서 비롯했다. 경기침체 우려가 확대되면서 연준이 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한 뒤 통화긴축을 종료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2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시장은 기존에는 연준이 25bp씩 두 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한 후 통화긴축을 끝낼 것으로 전망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증시는 경기가 둔화되고 있음에도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에 대한 기대 등을 기반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서학개미들은 개별종목에 대해서 순매수하면서 인버스 ETF도 순매수하는 이중적인 행보를 보이는 중이다. 대형 기술주와 달리 전반적인 나스닥 주식에 대해서는 변동성 확대에 베팅하고 있는 셈이다.

인버스 ETF 가운데 연초 이후 순매수액이 가장 높은 종목은 SOXS(DIREXION DAILY SEMICONDUCTOR BEAR 3X)로 나타났다. SOXS 순매수액은 1억1650만 달러로 전체 종목 가운데 2위로 집계됐다. 이 ETF는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 낙폭의 3배를 추종한다. 뉴욕증시에 상장된 반도체주 주가가 하락할수록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품이다. 이밖에도 나스닥 지수 낙폭의 3배를 추종하는 SQQQ(PROSHARES ULTRAPRO SHORT QQQ ETF)도 5722만 달러를 기록하며 서학개미 순매수액 5위를 차지했다.

서학개미의 쇼트 포지션은 단기 급등에 따른 변동성 확대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나스닥이 연초 이후 1만386.99에서 1만1334.27로 947.28포인트(9.12%) 오르면서 단기 밸류에이션 부담이 발생한 만큼 서학개미들이 나스닥의 단기 조정을 전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시는 긍정적인 변화에 과민반응하고 있다. 상승세는 펀더멘털 변화보다 업황 저점 통과 기대와 주가 급반등에 따른 심리적 변화에서 기인했다"며 "연준 위원 대부분은 여전히 매파적인 기조를 견지하고 있다. 시장의 과도한 금리인하 기대가 지속되면 2월 FOMC에서 50bp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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