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돌아온 외국인...춘제 끝나도 '사자' 행진 이어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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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3-01-25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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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 1월 북향자금 20조원...2022년 전체 순매수액 웃돌아

  • 외국인, 1월 中시장서 '전자IT' 업종 집중 투자

  • "중국 기업 호황·재고 사이클 회복 기대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 시장에 외국인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지난해 말 중국 당국의 위드코로나 전환 이후 경기 회복 기대감과 함께 외국인 자금의 U턴 움직임이 나타난 가운데 올 들어서는 매수세가 더욱 뚜렷해졌다. 내국인보다 외국인이 더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 자금은 중국 시장에서 '스마트머니(聰明資金)'로 불린다. 시장 변화를 미리 알려주는 '바로미터'와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외국인 자금의 동향은 중국 일반투자자들의 선행지표가 되고 증시에도 많은 영향을 끼친다. 

◆올해 1월 북향자금 20조원...2022년 전체 순매수액 웃돌아

22일 중국 증권 매체 증권시보 등에 따르면 1월 3일부터 20일까지 중국 상하이·선전 증시에 순유입된 북향자금(北向資金, 외국인 자금) 규모는 1125억 위안(약 20조552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연간 순매수 규모를 훨씬 웃도는 규모다. 지난해 전체 북향자금 순매수액은 900억2000만 위안에 그쳤다. 연간 기준 최대 기록은 2021년의 4321억 위안이다. 

특히 지난주 북향자금 매수액은 485억 위안으로 주간 기준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를 기록했다. 역대 주간 북향자금 매수액이 400억 위안을 넘어선 것은 총 4차례였는데 이중 2번이 이달에 집계된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홍콩을 통해 선전 증시에 투자하는 선구퉁을 통한 북향자금의 매수액이 240억 위안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홍콩에서 상하이로 투자하는 후구퉁을 통해선 245억 위안이 들어왔다. 이는 역대 6번째로 큰 규모다.

더욱 놀라운 것은 올해 춘제 연휴(1월 21~27일)를 앞두고 14거래일밖에 안되는 짧은 거래일 동안 이 같은 성적을 거둔 것이라고 증권시보는 짚었다. 중국 증시는 춘제 연휴로 23일부터 29일까지 휴장하고 오는 30일부터 거래를 재개한다. 시장에선 춘제 이후 재개되는 2거래일간 이변이 없다면 1월 북향자금의 순매수액이 거뜬히 1000억 위안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월간 순매수액이 1000억 위안을 넘어선다면 지난 2014년 11월 상하이거래소와 홍콩거래소 간 교차매매(후강퉁)가 시작한 이래 약 8년 만에 처음으로 '1000억 위안' 고지를 넘는 것이다. 기존 최대 기록은 2021년 12월의 889억 위안이었다. 후강퉁·선강퉁이 열린 이후 외국인 투자자는 대부분 기존 적격외국인기관투자자(QFII) 제도 대신 교차매매를 활용해 중국 본토주식을 거래한다.

외국인들이 이처럼 중국 시장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건 '위드코로나' 전환으로 올해 중국 기업들의 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란 전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는 최근 미국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가 중국의 시가총액(시총) 10억 달러 이상 1164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데이터를 인용해 중국 기업의 올해 이익이 16.2% 증가해 2017년 이후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7년 중국 기업의 이익 증가세는 22.5%에 달했다.

◆외국인, 올해 1월 中시장서 '전자IT' 업종 집중 투자...기업 호황·재고 사이클 회복 기대감↑

올해 1월 외국인 자금은 '전자IT' 업종에 집중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전자IT 업종에서 외국인은 약 71억 위안어치의 주식을 매집한 것. 

특히 외국인이 지난주 가장 많이 매집한 종목은 중국 대형 디스플레이 업체 징둥팡(京東方, BOE)이다. 지난주에만 모두 12억9234만 위안어치를 순매입했다. 중국 저상증권은 이는 중국 전자IT 기업의 호황과 재고사이클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중국 시장조사업체 췬즈컨설팅에 따르면 디스플레이 재고분이 2.6주에서 1.8주로 짧아졌고, 올해는 1.5주 수준을 계속 유지하면서 정상 범위로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자IT 업종에 이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기대감에 힘입은 음식료 업종이 53억 위안으로 2위를 차지했다. 지난주 중국 본토 증시 '황제주' 구이저우마오타이(貴州茅台)와 중국 바이주(白酒·백주) 간판 기업 우량예(五糧液)가 외국인 순매수 '톱(Top)5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이외에도 전기 설비, 비은행금융 업종의 순매수액이 40억 위안으로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외국인은 부동산과 농·임·목·어업 관련주를 집중 매도했다. 중국이 올해 부동산 분야에 대해 전면적인 부양책을 취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영국 경제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은 지난 18일 보고서에서 "지난 10년간 명백하게 나타난 경향을 볼 때 2023년을 시작으로 부동산 분야는 중국의 광범위한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역할이 더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인, 中채권시장서도 '사자' 행렬

채권 시장에서도 외국인의 '사자' 행렬이 이어졌다. 지난해 2월 이후 중국 채권시장에서 1000억 달러 이상 빠져나갔던 외국인 자금이 지난달에만 172억 위안어치의 채권을 순매수한 것이다. 

2018년 외국인의 중국 채권 직접 투자가 시작된 이래 외국인이 두 달 이상 연속으로 매도세를 보인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었다. 지난해 외국인 투자자들은 중국 채권 시장에서 910억 달러를 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외국인이 보유한 중국 채권 규모는 지난 2021년 말 5910억 달러에서 지난해 말에는 5000억 달러로 떨어졌다. 

다만 시장에서는 중국 당국의 위드코로나 전환으로 중국 채권시장에 외국 자본이 유입됐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앨런 시우 나인티원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중국 채권이 올해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으로 시작했다"며 "투자자들에게 강력한 진입점을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외국인 자금 유입에 위안화는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경제 매체 진룽제는 위안화 가치가 6개월간의 '약세' 흐름을 끝내고 최근 석 달 연속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지난해 11월 7.37위안까지 치솟았던 위안화 환율은 최근 6.7위안대로 하락(가치 상승)했다. 

​올해 위안화 환율은 외부 압력의 안정화와 내부 요인 호전으로 안정적인 하락세가 예상된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올해 3월, 6월, 9월, 12월 말의 위안화 환율 전망치를 각각 6.6위안, 6.6위안, 6.5위안, 6.5위안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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