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차량용 반도체 기업 인수 추진···과거 아픔 털어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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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3-01-25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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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수합병 경력 전문가 채용 진행

  • 단기적으론 수익성 악재 전망

  • 장기적으론 미래 성장동력 확보

LG전자가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분야에서 차량용 반도체 내재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과거 반도체 사업을 중단해야 했던 아픈 과거를 딛고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4일 전자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에서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가 인수합병(M&A) 경력 전문가를 채용하고 있다. 사이버 시큐리티(Cyber Security)·첨단운전보조시스템 소프트웨어 등 향후 전장 분야의 필수 전문가와 동시에 채용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는 향후 자동차 전장 관련 분야에서 M&A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이에 전자업계에서는 LG전자가 자동차 전장 부문의 마지막 퍼즐로 반도체 부문 인수를 추진하려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LG전자는 최근 코로나19와 전쟁에 따른 공급망 혼란으로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에 전장 사업에서 수익성 개선이 지연되는 상황을 겪었다. 이에 LG전자가 차량용 반도체 관련 기업을 M&A함으로써 공급망 수직계열화로 리스크를 줄이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아울러 이는 반도체 사업에서 LG그룹의 큰 아픔을 해소하는 일이 될 수도 있다. 과거 LG그룹은 1989년 금성일렉트론(옛 SK하이닉스)을 설립해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로 타격을 받았던 1999년 당시 정부 등이 주도한 산업 구조조정에 의해 현대전자와 합병되면서 사업을 강제로 접어야 했다. 향후 현대전자는 몇 차례 지배구조 변경을 거쳐 SK그룹에 피인수돼 SK하이닉스로 재출범했다. SK그룹에서 SK하이닉스가 톡톡한 효자 역할을 다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를 놓친 LG그룹으로서는 아쉬운 측면이 많다.

실제 전자업계에서는 LG전자가 계속해서 반도체 사업을 영위했다면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크게 좁힐 수 있었으리라는 관측이 많다. 사실상 가전 부문에 수익을 의존하는 LG전자에 비해 가전과 반도체 등을 전방위적으로 영위하는 삼성전자의 수익 구조가 훨씬 안정적이라는 시각에서다.

이처럼 과거 반도체 사업을 아쉽게 그만둬야 했던 LG가 차량용 반도체 부문에서라도 M&A에 나설 가능성이 적지 않다. 차량용 반도체 부문을 제대로 키워낸다면 LG그룹으로서는 과거의 아픔을 다소 해소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다.

또 LG전자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성장하고 있는 전장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노릴 수 있어 성장성도 적지 않다.

다만 M&A 직후에는 오히려 수익성에 악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차량용 반도체의 고객인 완성차 업체에서는 장기간 신뢰 관계를 구축한 기업을 선호해 당장 M&A 효과가 발휘되기 어렵다는 측면에서다. LG전자의 전장사업이 장기간 적자를 냈던 것처럼 턴어라운드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쉽지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육성한다는 측면에서는 LG가 차량용 반도체 기업을 인수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며 "반도체 사업을 삽시간에 그만둬야 했던 과거의 아픔을 해소할 수 있다는 측면을 보더라도 LG가 상당히 긍정적으로 M&A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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