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최대 '빅딜'로 포시마크 택한 네이버…C2C 시너지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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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훈 기자
입력 2023-01-08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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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이버, 1조6700억원에 포시마크 인수 확정…미래 먹거리로 'C2C' 주목

  • 크림·빈티지시티 등 C2C 플랫폼 갖춰…포시마크 품으며 시너지 강화 전략

  • 인수 이끈 김남선 CFO 역할도 주목…단기적 재무 부담은 불가피할 전망

[사진=네이버]

네이버가 미국 최대 패션 중고거래 플랫폼 '포시마크' 인수를 완료하면서 개인 간 거래(C2C)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속도를 낸다. 포시마크가 아직 적자인 만큼 단기적인 재무 부담은 우려되지만, C2C를 '미래 먹거리'로 보고 단행한 창사 최대 인수합병(M&A)인 만큼 최대한 빠르게 시너지를 내겠다는 각오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5일(현지시간) 13억1000만 달러(1조6700억원)를 지급하며 포시마크 인수를 마무리했다. 네이버는 포시마크 인수 목적으로 세운 미국 특수목적법인(SPC) '프로톤 페런츠(프로톤)'에 해당 금액을 출자했고, 프로톤이 이를 활용해 포시마크 주식 100%를 취득했다. 인수가 마무리되면서 포시마크는 이날 나스닥 상장을 철회했다.

포시마크의 기업가치는 약 12억 달러(1조5000억원)로 평가됐으며, 포시마크의 가용 현금에 대한 대가를 포함해 최종 인수가액이 산정됐다. 인수 과정에서 포시마크의 가용 현금 2100억원이 더해진다. 네이버 측은 이를 감안해 인수가액 산정 과정에서 포시마크 기업가치에 추가로 금액을 얹어 인수를 단행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4일 포시마크 인수 발표 당시 인수가액을 16억 달러(약 2조3441억원)로 발표했지만, 원-달러 환율이 1434.8원(10월 4일 기준)에서 1274.7원(1월 5일 기준)으로 떨어지는 등의 요인이 작용해 다소 낮아졌다.

인수가액이 낮아졌지만, 여전히 종전 최고가 거래였던 지난 2021년 1월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6억 달러)' 인수 대비 2배 이상 높다. 그만큼 네이버가 C2C 시장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본 것으로 해석된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인수 절차 완료 후 "중소상공인(SME) 중심으로 다양한 상품의 롱테일 거래를 지원해온 네이버 커머스 사업 방식이 수많은 사용자 간 자유로운 거래가 이뤄지는 C2C 서비스 방식과 유사하다고 판단해 시장 태동기부터 주목해 왔다"고 말했다.

이미 네이버는 한국에서 한정판 거래 C2C 플랫폼 '크림', 일본에서 패션 C2C 플랫폼 '빈티지시티'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스페인 중고거래 플랫폼인 '왈라팝', 프랑스 중고거래 플랫폼 '베스티에르 콜렉티브'에도 투자한 바 있다. 아직 이들 간 직접적인 시너지 효과는 나오지 않고 있으나, 네이버는 지역별 C2C 플랫폼 확보를 통해 향후 성장세를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최 대표는 "포시마크 인수로 북미 시장까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본격적인 글로벌 경쟁에 진출해 C2C가 주요 매출원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네이버가 포시마크 인수를 완료하면서 이번 인수를 이끈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도 주목된다. 김 CFO는 지난해 10월 네이버와 포시마크가 M&A 계약을 맺을 당시 최수연 대표와 나란히 계약서에 서명했다. 포시마크의 실질적 합병 주체인 프로톤의 공동 대표이기도 하다.

네이버는 이번 인수 과정에서 프로톤을 미국 델라웨어주에 설립하고, 자회사인 '프로톤 머저 서브'를 포시마크와 합병하는 일명 '역삼각합병' 방식으로 포시마크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일반적으로 역삼각합병은 피인수회사를 존속시킴으로써 지식재산권·브랜드 가치 등 각종 자산을 유지하기 위해 활용되는 방식이다. 또 델라웨어주는 미국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법인 설립 절차가 간편해 SPC를 세우는 데 유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인수 전략을 김 CFO가 구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번 인수를 통해 단기적으로는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 포시마크의 2021년 기준 매출은 3억2600만 달러, 영업손실은 4400만 달러다. 2022년 3분기 누적으로는 매출 2억6843만 달러, 영업손실 6163만 달러다. 매출은 상승 추세지만 영업이익은 2021년부터 적자 전환했고 2022년 적자폭은 증가할 전망이다. 내년 상반기 중 포시마크의 실적이 네이버의 연결 실적으로 편입될 전망인 가운데, 네이버는 앞으로 포시마크 인수 후 빠른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전략을 모색한다.

네이버 측은 "현재 테스트 중인 스마트렌즈, 라이브커머스 등의 기술을 포시마크에 적용해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향후 다양한 기술과 사업 노하우를 접목하며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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