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모바일 AP 개발 '한지붕 두 가족'···"인력·효율 비용 낭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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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지 기자
입력 2022-12-26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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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X사업부, 갤럭시 전용 AP 개발 나서

  • 기존 시스템LSI사업부와 경쟁 체제로

  • 내년 '엑시노스 2300' 흥행 우려 커져

삼성전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사업이 혼란에 빠졌다. 기존 AP를 개발하던 시스템LSI사업부에 더해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X사업부까지 직접 연구개발(R&D)에 나서면서다. AP 사업을 두고 비용 부담만 커진 채 사업부 간 시너지는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당장에 내년 차세대 엑시노스 흥행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1월 중순께 삼성전자는 차세대 모바일 AP인 ‘엑시노스 2300’을 내놓는다. 엑시노스의 성능, 시장 내 입지 등으로 한때 사업 중단 가능성까지 제기됐지만 매년 1월 차세대 AP를 선보였던 만큼 예정대로 엑시노스 2300을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AP는 스마트폰에서 두뇌 기능을 하는 시스템반도체다. 현재 삼성전자에서는 반도체 부문 시스템LSI사업부가 맡아 연구개발(R&D)하고 있다. 대표적인 브랜드가 바로 엑시노스다. 엑시노스는 모바일 AP로서 중저가부터 고부가가치 플래그십 스마트폰까지 전 영역에서 맞춤 역량을 지원한다.
 
문제는 삼성전자 AP 사업이 양분되게 됐다는 데 있다. 기존 시스템LSI사업부뿐만 아니라 최근 MX사업부도 연말 조직 개편을 통해 ‘AP솔루션개발팀’을 신설하며 사업에 직접 뛰어들었다. 한 회사에서 같은 AP 사업을 두고 두 부서가 경쟁하는 체제가 구축됐다는 지적이다.
 
AP솔루션개발팀을 신설한 배경에는 갤럭시 전용 AP 개발이라는 목표가 자리한다. 삼성전자는 2025년까지 갤럭시 전용 AP를 개발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도 “관련 팀들과 파트너사가 열심히 (자체 AP 개발과 관련해) 연구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인력과 효율, 비용 등 측면에서 낭비가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갤럭시 전용 AP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 등이 소모되는 만큼 MX사업부가 실제로 이렇다 할 결과물을 만들어내기는 쉽지 않다는 게 업계 전반적인 시각이다.
 
여기에 더해 내년 1월 엑시노스 2300이 나온다고 해도 흥행을 보장하기는 더욱 힘들어졌다. 앞선 전작 제품들과 달리 엑시노스 2300은 내년 2월 출시할 삼성전자 갤럭시S23 시리즈에 탑재되지 못했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간 엑시노스는 갤럭시 스마트폰 시리즈에 퀄컴 AP인 스냅드래곤과 함께 탑재됐다. 하지만 이번 갤럭시S23 시리즈에는 스냅드래곤만 채용됐다. AP솔루션개발팀 신설에 이어 엑시노스의 갤럭시S23 시리즈 배제까지 MX사업부와 시스템LSI사업부가 사실상 ‘각자도생’을 택하며 사업부 간 시너지는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엑시노스는 현재 플래그십보다는 중저가 스마트폰에 주로 들어가고 있다. 이에 수익성 또한 높지 않은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보급·중저가형 엑시노스 출하량은 직전 분기인 올해 1분기보다 53%나 증가한 2280만대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처럼 자체 AP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굉장히 많은 시간과 비용 등이 필요한 게 사실”이라며 “특히 플래그십 모델에 대한 AP 개발은 천문학적인 자금이 소모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2200 [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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