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본, 용산소방서장 구속영장 방침…"40분 지휘 공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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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은미 기자
입력 2022-12-22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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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휘권 선언 후 한동안 별다른 조처 안해"

  • 최 서장, '지휘팀장 통해 구조 지시' 주장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오른쪽)이 지난달 26일 서울 마포구 이태원사고 특별수사본부에 재소환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소방 당국 현장 지휘책임자였던 최성범 용산소방서장(52)의 부실한 대응이 인명피해를 키웠다고 결론 내리고 조만간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특수본 관계자는 22일 "용산소방서장의 부실한 구조 지휘가 피해 확산에 중요한 원인이 됐다"며 최 서장 구속수사 방침을 공식화했다.

특수본은 소방 당국 근무 기록과 현장 CC(폐쇄회로)TV 등을 분석한 결과 최 서장이 현장에 도착한 10월 29일 오후 10시 28분께 지휘권을 선언한 오후 11시 8분까지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최 서장이 현장에 도착한 시각 이미 인파 끼임으로 대규모 사상자 발생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최 서장은 40분 동안 무전을 듣고 이모 용산소방서 현장 지휘팀장과 대화하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현장 대응을 하지 않은 것으로 특수본은 파악했다.

참사 당시 대응 1단계는 현장 지휘팀장이 오후 10시 43분에, 2단계와 3단계는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이 각각 오후 11시 13분과 오후 11시 48분에 발령했다. 10명 이상 인명피해가 발생할 때 발령하는 대응 2단계는 자치구 긴급구조통제단장, 즉 용산소방서장도 발령할 수 있다.

특수본은 당시 최장 20m에 이른 인파 끼임이 완전히 해소된 시각을 오후 11시 22분으로 보고 있다. 최 서장이 대응 단계 발령 등 지휘를 제대로 했다면 구조에 소요된 시간을 줄일 수 있었다는 것이다. 특수본 관계자는 "소방서장의 사고 후 조치는 매우 부적절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수본은 인파에 끼어있던 피해자들을 한 명씩 빼내는 과정에서 전문가에 의한 심폐소생술(CPR)이 적절히 이뤄지지 않았고, 응급환자 분류가 제대로 되지 않은 데에도 소방당국 책임이 있다고 봤다.

실제로 참사 발생 직후인 오후 10시 18분께 현장 인근에 있던 경찰관들이 이태원역 쪽에서 인파에 깔린 시민들을 한 명씩 빼내려고 시도했다. 경찰은 인명구조가 여의치 않자 오후 10시 27분께 세계음식거리 쪽으로 돌아 들어가 대열 뒤편에서 구조작업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소방 당국의 구호 조치가 경찰보다 늦은 데는 최 서장 등 지휘부 책임이 크다고 특수본은 보고 있다.

최 서장은 특수본의 이러한 판단을 거듭 반박했다.

최 서장은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지휘권을 선언하기 전에는 직접 지시한 내용이 무전 기록에 없지만, 옆에 함께 있던 지휘팀장을 통해 구조 지시를 무전으로 전달했다"며 "대열 앞쪽에서 도착하는 구급대원들을 뒤쪽으로 보냈고 대응 1단계가 발령된 뒤에는 뒤쪽으로 이동해 (끼인 시민을) 빼내는 작업을 같이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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