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은행 가계대출 이례적 역성장...내년까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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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기자
입력 2022-12-14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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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출 잔액 작년 1060.7조에서 올해 1057.8조로

  • 대출금리 치솟아 신용대출·주택대출 수요 급감

  • "정부 부동산 경기 부양책 내놓았지만 역부족"

서울의 한 시중은행 창구[사진=연합뉴스]

올해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치솟으면서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은행권 가계대출이 역성장할 가능성이 커졌다. 주식,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이 조정을 받으면서 대출 수요가 크게 줄어든 탓이다. 특히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전세자금대출 잔액마저 감소하고 있다. 취득세·양도세 완화 같은 강력한 부동산 시장 부양책이 나오지 않는 한 내년에도 가계대출 성장세는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4일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올해 11월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정책모기지론 포함)은 1057조8000억원으로 1년 전 대비 2조8000억원 줄었다. 11월만 보면 가계대출 잔액이 1년 전 대비 1조원 줄었는데 역대 11월 중 감소세를 보인 건 2004년 1월부터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래 처음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연간 단위로도 가계대출 잔액이 처음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 5년간 연평균 가계대출 잔액 증가 폭은 70조원이었고, 10년으로 기간을 넓혀도 연평균 60조원씩 늘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실제로 2018년 827조6000억원이었던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2019년 888조3000억원, 2020년 988조8000억원, 2021년 1060조7000억원까지 꾸준히 증가했다.
 
가계대출이 역성장한 배경엔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대출금리 상승이 자리 잡고 있다. 신용대출, 주택 관련 대출금리가 치솟으면서 빚을 내서 주식이나 가상자산에 투자하거나 집을 사는 이들이 크게 줄어들었고, 자산가격 조정으로 이어졌다. 이는 다시 대출 수요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은행권 신용대출 잔액은 올해 들어 19조8000억원이나 빠졌다. 주가와 비트코인 가격 하락 등으로 내년에도 신용대출 잔액 감소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담보대출은 올해에만 17조원 늘었지만 집단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정책모기지를 뺀 일반 주택담보대출은 5조3000억원 감소했다. 올해 11월부터는 전세자금대출 잔액도 역대 처음으로 줄어들었다. 전세자금대출이 줄어든 것도 2016년 1월 통계 집계 이래 처음 나타난 현상이다.
 
내년에는 기저효과로 가계대출 성장률이 소폭 반등할 가능성이 있지만 고금리 기조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어서 상승 폭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관건은 정부의 부동산 시장 부양책이다. 정부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완화, 투기과열지구 해제, 재건축 규제 완화, 특례 보금자리론 내년 출시 등을 시행하지만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부진과 고금리 환경에 따른 디레버리징 압력이 지속되면서 가계대출 반등 폭은 제한적일 전망”이라며 “부동산 시장 흐름이 관건인데 금리 인하 기조로 전환 혹은 취득세·양도세 완화 등 강한 부양책이 나오기 전까지는 주택거래 냉각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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