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글로벌 인적분할…건설·상사보다 자동차 힘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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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하준 수습기자
입력 2022-12-14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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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적분할로 주주가치 제고 강조…시장 반응은 '글쎄'

  • 코오롱가 4세 이규호 코오롱모빌리티 성장스토리 필요

[사진=코오롱글로벌]

코오롱글로벌이 건설·상사 부문 존속법인과 자동차 부문 신설법인으로 쪼개는 인적분할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존속법인과 신설법인 중 코오롱가 4세인 이규호 사장이 대표로 내정된 신설법인을 더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 대표는 이번 인적분할로 본격적인 경영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오롱글로벌은 지난 13일 개최한 임시 주주총회에서 건설·상사 부문 코오롱글로벌㈜과 자동차 부문 신설회사 코오롱모빌리티그룹㈜으로 인적분할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분할 비율은 존속법인과 신설법인 각각 75대 25다. 인적분할과 관련해 코오롱글로벌은 "지배구조 체제 변경을 통해 경영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시장에서 적정한 가치를 평가받아 궁극적으로 기업 가치와 주주 가치를 제고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주가를 부양하겠다고 강조했지만 시장 반응은 냉랭하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오롱글로벌은 이달 들어 줄곧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13일 종가 기준 2만2000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월초(2만8100원)보다 21.71% 급락했다. 이는 인적분할 반발 이슈로 풀이된다. 그간 물적분할로 피해를 보았던 주주들이 인적분할 역시 대주주의 지배력 강화 등으로 주주 가치가 훼손되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올해 인적분할을 공시한 기업 중에서는 대다수가 주가 상승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수화학은 공시 이후 첫 거래일 4.8% 하락 마감했다. OCI도 공시 직후 5.96% 내렸고 대한제강도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코오롱그룹은 인적분할이 확정된 상황에서 존속법인 코오롱글로벌보다 신설법인 코오롱모빌리티그룹에 관심을 두는 것이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설되는 법인 대표에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코오롱가 4세인 이규호 사장이 내정되면서다. 코오롱그룹이 장자 승계 원칙을 고수하는 그룹 특성상 이 사장이 이웅열 명예회장 뒤를 이을 것이란 시각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여기에 이 사장은 코오롱모빌리티그룹에서 능력 입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사장은 다른 그룹 후계자와 달리 지주사 코오롱 지분을 갖고 있지 않다. 이 사장이 승계 자금을 마련해 지분을 물려받아 그룹 총수가 되려면 현재 이 사장이 대표를 맡은 코오롱모빌리티에 대해 성장 스토리를 만드는 작업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그룹 사례를 살펴보면 이러한 주장에 힘이 실린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는 정의선 회장 중심으로 그룹 지배구조를 개편하기 위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려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실제로 2018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현대모비스 사업 부문을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한 뒤에 보유 지분 매각을 시도하다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 측 반대로 무산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8월 현대모비스는 사업회사를 2개 자회사로 분리하면서 몸집을 축소해 현대글로비스와 분할·합병 추진 가능성이 언제든지 열려 있다는 점을 시장에 재확인시켰다. 이뿐만 아니라 정 회장이 2대주주인 현대엔진니어링 역시 같은 맥락에서 기업공개(IPO) 시장에 여러 차례 문을 두드리고 있다.

코오롱글로벌 인적분할과 관련해 IB업계 관계자는 "일반 투자자는 업황이 어두운 건설 사업보다는 성장성이 높은 자동차 사업에 더 구미가 당길 것"이라며 "이규호 사장으로서도 자동차 사업만 전담해 건설 사업 실적 부진 책임을 회피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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