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무덤'은 옛말... '바이오' 선택한 유통 대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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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섭 기자
입력 2022-12-01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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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본사 전경.[사진=오리온]

‘대기업의 무덤’으로 불렸던 국내 바이오 시장 생태계가 급격하게 바뀌고 있다. 굴지의 유통 대기업들이 신성장동력으로 '바이오'를 낙점하고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면서다. 이에 기존 주력사업인 유통사업과 시너지를 내고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홀딩스는 최근 난치성 치과질환 치료제 개발 기업 하이센스바이오와 합작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치과질환 치료제 사업 추진을 위한 합작회사 '오리온바이오로직스'(가칭)를 이달에 설립하고 제품 개발과 임상 인허가를 추진할 계획이다.

2017년 바이오 사업 진출을 선언한 오리온은 음료, 간편대용식과 더불어 바이오 사업을 3대 신사업으로 선정하고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중국 국영 제약기업 ‘산둥루캉의약’과 함께 합자법인 ‘산둥루캉하오리요우’를 설립했고 국내 암 조기진단 전문기업 ‘지노믹트리’의 대장암 조기진단 기술을 도입했다. 올해 2월에는 글로벌 백신 전문기업 ‘큐라티스’와 결핵백신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인수한 BMS 시러큐스 공장. [사진=롯데바이오로직스]

유통 대기업 대표 주자인 롯데그룹도 지난 6월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하고 CDMO(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 사업에 나섰다. 지난 5월에는 미국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시러큐스 공장을 1억6000만 달러(약 2000억원)에 인수했으며 현재 충북 오송‧인천 송도 등에서 국내 공장 설립을 위한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30년까지 글로벌 바이오 CDMO 톱10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앞으로 10년간 약 2조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시러큐스 공장은 임상과 상업 생산 경험이 풍부해 즉시 가동할 수 있는 공장으로 진입 장벽이 높은 바이오 산업에서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는 최적의 매물로 판단했다"며 "사업 초기 항체 의약품 CDMO에 집중해 바이오 사업자로서 역량을 입증하고 사업 규모와 범위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J그룹도 바이오 사업 재진출을 선언했다. CJ그룹은 지난해 7월 CJ제일제당이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개발 전문 기업 천랩을 983억원에 인수한 후 이를 올해 1월 레드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 자회사 CJ바이오사이언스로 출범 시켰다. 지난해 11월에는 네덜란드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업체 바타비아 바이오사이언스(바타비아) 지분 약 76%를 2677억원에 인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SK의 성공 사례가 다른 기업들에 영향을 준 것 같다"며 "대기업들은 바이오벤처나 기존 바이오 기업들에 투자해 시장에 빠르게 자리 잡고 기존 기업들은 그 수익으로 새로운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선순환 구조가 생길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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