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프' 할인가 비교해보니...'고환율'에 직구 매력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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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권 기자
입력 2022-11-28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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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직구 가격 비교 [그래픽=아주경제]



블랙프라이데이(11월 25일·블프) 특수가 예년 같지 않다. 40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고환율로 체감 할인률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28일 아주경제가 블랙프라이데이 해외직구 할인을 제공하는 4개 온라인 쇼핑몰 제품 가격(기준 환율 달러당 1340원)을 조사한 결과 국내 쇼핑몰과 가격 차이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명품은 할인 금액 차이가 수만 원에서 10만원대로 미미했다. 해외직구 할인 상품 가격은 명품 브랜드 자체 온라인몰보다 가격이 낮았지만 긴 배송기간과 가품 리스크 등을 감수할 수준은 아니라고 소비자들은 평가했다. TV 등 전자제품도 관세와 부가가치세를 포함하면 가격 차이는 거의 없었다.  

블프 시즌은 '명품' 대목으로 불렸지만 올해는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아마존 직구 서비스를 제공하는 11번가 명품 제품을 찾아봤다. 블프 당일인 25일 해당 몰에서는 셀린느 미니 호리존탈 카바스 캔버스 제품이 할인 구매 시 277만원에 판매됐다. 셀린느 코리아 자체 온라인몰(295만원)보다 약 17만원 저렴한 가격이다. 할인이 적용되지 않은 아마존 직구 가격은 300만원이었다. 

지마켓 해외직구에서는 구찌 오피디아 구구 미니 호버백이 139만원이었다. 동일 제품을 구찌 온라인몰에서 구매할 때 가격은 143만원으로 가격 차는 4만원 수준에 불과했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해외 직접구매 시 원·달러 환율이 1300원에 육박하는 등 환율이 고공 행진하면서 가격 메리트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전자제품은 가격 경쟁력이 더 떨어졌다. 전자제품 통관 기준이 강화되면서 미국에서 전자제품 구매 시 면세 범위는 최근 200달러에서 150달러로 줄었다. 이로써 미국에서는 상품가격과 배송비가 150달러 이하인 제품에 한해 관세와 부가세가 면제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블프를 맞아 미국에서 대규모 할인 행사를 열었다. 미국 삼성닷컴, 이베이 등 블랙프라이데이 딜을 보면 네오 QLED 스마트TV를 기준으로 최대 2000달러 할인한 가격에 판매했다. 
 

블랙프라이데이 할인 기간 아마존닷컴에서 VR(증강현실) 기기인 오큘러스 퀘스트 2가 할인가에 판매되고 있는 모습 [사진=아마존닷컴 홈페이지 갈무리]



삼성전자는 85인치 8K 모델 판매 가격을 7499달러에서 5499달러로 내렸다. 28일 기준 환율 달러당 1340원을 적용하면 737만원 정도다. 해당 제품은 국내 네이버쇼핑(엠케이닷)에서 약 873만원에 팔리고 있다. 140만원 이상 차이 나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직구를 하면 관세와 부가세가 더해진다. 미국에서 해외로 전자 제품을 보내려면 관세 8%와 부가세 10%를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관세와 부가세를 포함한 가격은 860만원대로 국내 판매가와 차이가 거의 없다. 

이처럼 블프의 매력이 떨어진 가장 큰 요인은 환율이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기준 환율은 달러당 1100원대다. 이를 적용하면 삼성전자 동일한 TV 가격은 615만원 정도다. 현재 환율이 적용된 737만원보다 122만원가량 저렴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환율'이 직구에 끼치는 영향은 상당하다"며 "고환율이 지속되면 20% 이상씩 성장하고 있는 해외직구(직접구매) 시장에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직구에서 가장 가격 경쟁력이 높은 제품은 건강기능식품이었다. 센트룸 비타민은 아마존에서 425정을 5만원에 구입할 수 있지만 국내에서는 240정 기준 4만원으로 용량 대비 가격이 두 배가량 차이를 보였다. 유통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워낙 가격 차이가 크기 때문에 고환율에도 건기식 직구 선호도는 여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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