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광화문에 이룬 붉은 물결…"거리응원 안전 걱정 일절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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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소희, 권보경 수습기자
입력 2022-11-24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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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8시 30분 광화문 광장에 앉아 질서정연하게 거리 응원을 하는 시민들 모습 [사진=권보경 기자]

“안전은 추호도 걱정하지 않았다. 경찰 인력이 더 배치된다는 기사를 보고 걱정을 덜었다.”
 
24일 대학교 동기 2명과 서울 광화문 거리응원에 모인 홍모씨(24)는 이같이 말하며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워낙 축구를 좋아한다던 홍씨는 “당초 이태원 참사 이후 거리응원이 취소됐을 때 아쉬웠는데 다시 허가가 났다는 소식을 듣고 왔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 축구대표팀의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거리응원이 광화문광장 육조마당에서 열렸다. 이날 거리응원이 시작되는 오후 4시부터 인파가 속속 모여들었다. 경기를 6시간가량 남겨뒀으나, 20~30명 남짓의 사람들이 광장에 앉아 있었다. 사람들은 돗자리를 펴고 옹기종기 모여 앉은 모습이었다.

이들은 연신 축구 경기를 돌려보며 우루과이전에 기대를 모았다.

박모씨(24)는 “2대0으로 한국이 이길 것”이라고 했고, 노모씨(24)는 “나는 2대1로 이긴다는 데 걸겠다”고 맞받아쳤다. 홍씨 역시 “그냥 한국이 이겼으면 좋겠다”며 “광화문은 넓은 곳이니 안전은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홍씨와 친구들이 마음을 놓은 배경에는 축구대표팀 응원단 ‘붉은 악마’와 정부의 철저한 대비가 있었다. 이날 붉은 베레모를 쓴 경찰 특공대가 경찰견을 대동하는가 하면 구급차와 의사도 볼 수 있었다.
 
오후 7시 해가 지면서 현장 인력들은 통행을 통제하는 등 더 바빠졌다. 거리응원에 동참하는 시민들은 질서 정연하게 앉아 대기했다. 주류 반입은 금지됐다. 오후 9시쯤 응원 열기가 고조되자 시민들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무대 공연 음악 소리에 맞춰 시민들은 몸을 들썩였다. 시민들이 착용한 빨간색 뿔 모양 머리띠가 육조마당에서 붉은 물결을 이뤘다. 

이날 거리응원에 참석한 민모씨는 1998년부터 거의 모든 국제 축구경기 거리응원은 빠지지 않았다. 그는 “붉은악마 현장 관리 담당자들은 몰린 인파를 관리했던 경험이 많아 위험을 감지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체득했을 것”이라며 “과거 몇 백만명이 모였을 때도 사고가 없었다”고 안전을 자부했다.
 
그런 그도 처음엔 거리응원을 망설였다고 고백했다. “이태원 참사가 안타깝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참석하지 않으려고 했었다. 이태원 참사 추모 사진을 아직 SNS 프로필로 설정하기도 했다.”
 
그는 “그렇지만 질서 정연하고 안전하게 거리 응원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 국민적으로 분위기가 처져 있는데 이번 거리응원이 또 다른 추모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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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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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래 체계적이었고 원래 안전했다.
    윤석열 정부가 경찰을 더 잘 돌려서 안전해진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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