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위기에도...중국, 기준금리 LPR 석 달째 동결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최예지 기자
입력 2022-11-21 11:21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사진=로이터]

중국이 경기침체 우려 속에서도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석 달째 동결했다. 경기 둔화 우려에도 중국과 미국 간 통화정책 탈동조화가 심해지면 대규모 자본 유출, 위안화 가치와 주가 급락 등 심각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동결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1월 1년물 LPR가 전달과 같은 3.65%로 집계됐다고 21일 공고했다. 지난 8월 5bp(1bp=0.01%포인트) 내린 이후 9월부터 석 달째 동결한 것이다. 

이날 발표된 5년물 LPR도 4.30%로 전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5년물 LPR도 지난 8월 5bp 내린 후 현 수준을 유지 중이다. 

이에 따라 중국은 1년물 LPR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8월 인하했고, 5년물은 지난 1월과 5월, 8월 올 들어 세 차례 인하했다. LPR은 중국 내 18개 시중은행의 최우량 고객 대출금리 동향을 취합한 수치다. 인민은행이 LPR로 은행권 대출금리를 조절하고 있어 LPR가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한다.

1년물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에 은행 조달비용, 위험 프리미엄 등을 가산해 산출한다. 1년물 LPR는 신용대출, 기업대출 등 금리 산정 시 지표가 되고, 5년물은 주택담보대출 금리 산정 시 기준이 된다.

이달 1년물 LPR 금리 동결은 예상됐던 바다. 앞서 15일 금융기관에 공급하는 정책자금 금리인 1년물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가 전달과 동일한 2.75%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MLF 금리는 LPR와 연동된다. LPR는 1년물 MLF에 은행 조달비용, 위험 프리미엄 등을 가산해 산출하는 금리이기 때문에 MLF 금리를 내리면 LPR도 인하 수순을 밟는 것이다.

다만 시장에선 5년물 LPR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중국 부동산 경기가 여전히 침체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데다 5년물 LPR과 30년물 주택저당증권(MBS)의 금리 차이가 비교적 크다는 이유에서다. 루정웨이 싱예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앞서 5년물 LPR과 30년 MBS의 금리 격차는 41bp라며 앞으로 3개월 안에 당국이 5년 만기 LPR를 15bp 추가 인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부동산 시장은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 지난 16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70개 도시 주택가격 자료를 바탕으로 10월 신규 주택 가격이 전월보다 0.37% 떨어졌다고 밝혔다. 14개월 연속 전월을 하회하고 낙폭은 2015년 2월(0.5%) 이래 가장 컸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규제 강화와 경기둔화, 부동산 시황 부진이 수요를 압박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국 당국은 서둘러 대출 상환 연장 등 부동산 부양책을 발표한 상황이다. 지난 11일 인민은행과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은보감회)는 부동산 개발기업들의 은행 대출 상환 기한을 기존 6개월에서 1년으로 연장하고 채권에 대한 상환 기간도 연장되거나 협상으로 바꿀 수 있도록 하는 등 획기적인 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단기 자금 성격이 강한 1년 만기 LPR 금리는 소폭 인하 또는 동결하는 대신 지급준비율(지준율) 인하를 통해 시중에 자금을 공급하는 통화 정책을 사용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지준율은 시중은행이 의무적으로 중앙은행에 적립해야 하는 현금 준비금이다. 지준율이 낮아지면 시중은행의 대출 실탄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지준율은 언제든지 필요할 경우 시중에 풀린 통화량을 조절할 수 있다.

둥시먀오 자오롄금융 수석연구원은 "4분기는 중국 경제에 있어 중요한 시기"라며 "통화정책은 시장 주체에 효과적으로 전달되어야 하고, 금융기관은 금융 자원 할당 최적화를 통해 실물 경제를 구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아주NM&C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