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간선거 D데이] 공화당 승리 시 바이든 재선에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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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2-11-08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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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5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민주당 선거 유세에 나서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공화당이 이번 미국 중간선거에서 의회 권력을 싹쓸이할 경우 오히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재선에 파란 불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극단주의에 빠진 공화당이 내부 분열을 겪을 경우 민주당 유권자들이 집결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2024년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마이클 허쉬 칼럼니스트는 포린폴리시에 7일(현지시간) 기고한 글을 통해 “대통령이 첫 번째 임기 때 맞이한 첫 중간선거에서는 (대통령 소속 정당이) 의회 의석을 잃곤 한다. 이것이 미국 정치의 철칙”이라면서도 “이러한 경향이 백악관에 있는 사람에게 항상 치명적이거나 해를 끼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특히 2년 후 재선을 노리는 사람에게는 더욱 그렇다”며 민주당이 이번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에 집권 다수당 자리를 빼앗기겠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에는 오히려 파란 불일 수 있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실시된 여러 여론조사에서는 공화당이 우세한 양상이다. 하원에서는 공화당이 승리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으며, 상원에서는 민주당과 공화당이 초박빙의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허쉬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사례를 통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첫 번째 임기 2년 차였던 2010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은 242석을 확보하며 미국 하원 원내 제1당을 탈환했다. 상원에서는 민주당이 51석을 얻어 턱걸이 과반에 성공했으나, 이전 선거에서 얻은 57석에 못 미치는 결과로 사실상 6석을 공화당에 뺏겼다. 상·하원 모두에서 공화당이 대승을 거뒀다는 평을 받는 이유다. 

그러나 2년 후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2년 대선에서 밋 롬니 공화당 대선 후보를 이기며 재선에 성공했다.
 
재선에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은 공화당의 분열이었다. 2011년 1월부터 집권한 공화당은 ‘반대를 위한 반대’에 빠지며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하는 모든 정책을 거부했다. 오바마 케어 등에 반대하는 공화당 내 강경 보수 세력인 ‘티파티’가 득세하면서 공화당은 우경화 경향이 강해졌고, 오바마 대통령은 임기 내내 공화당과 충돌했다.
 
문제는 보수 성향 의원들이 공화당 일인자인 존 베이너 하원의장에 등을 돌리는 등 당내 분열이 극심했다는 점이다. 공화당 내부의 심각한 내분 덕에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2년 재선에 성공했다.
 
허쉬는 “오바마의 민주당 전임자인 빌 클린턴 역시 1996년 유사한 상황을 성공적으로 헤쳐 나갔다”며 “(클린턴은) 뉴트 깅리치의 극단주의를 활용해 재선에 성공했다”고 짚었다. 깅리치는 1994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대승을 이끈 뒤, 정부 부채를 구실로 두 번이나 정부 업무 중단 사태를 야기하는 등 클린턴 행정부를 강하게 압박했다. 그러나 이에 따라 1996년 클린턴 전 대통령이 공화당 후보인 밥 돌을 누르고 재선하는 데 도움이 됐다는 평을 받는다.
 
허쉬는 “2024년까지 공화당 내분이 얼마나 일어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면서도 “그러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등 공화당 경쟁자들이 트럼프의 재선 도전을 막으려 한다면 상황은 매우 추악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치학자인 라라 브라운은 “이번 선거 이후 우리가 보게 될 것은 공화당의 분열”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16명의 경쟁자를 물리쳤던 2016년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의 공화당원들이 대선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과거 재선에 성공한 민주당 대통령들과 바이든 대통령이 직면한 경제 환경이 다른 점은 변수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0~2012년에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미국 경제를 재건하고 있었고, 클린턴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1996년에는 미국 경제는 대호황이었다. 경기침체에 직면한 바이든 대통령과는 상황이 다른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도 부담이다. 2024년 선거가 다가오면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는 81세로 재선에 출마한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 된다.
 
허쉬는 공화당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개정하거나 폐기하려고 하는 점, 중국에 대한 강경한 태도 요구,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축소, 아프가니스탄 철수 조사, 트럼프 정부 시절 부과한 대중국 관세 유지 요구 등이 바이든 행정부에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고 봤다.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인 헌터 바이든(52세)도 공화당의 타깃이다. 공화당은 변호사이자 로비스트인 헌터가 중국에서 수백만 달러를 벌었다고 주장하며, 헌터의 중국 사업과 관련한 청문회를 열 것이라고 엄포를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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