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돋보기] 中 간체자 등장, 설정도 엉터리?…'슈룹' 고증 논란에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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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은미 기자
입력 2022-10-2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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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자 표기 실수, 자금성 편액 인용 지적도

  • 대군·왕자 경쟁, 성리학 조선에 맞지 않아

  • 고증 신중해야 VS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tvN 토일 드라마 '슈룹' [사진=tvN]

최근 수도권 평균 시청률 11.8%(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한 tvN 토일 드라마 '슈룹'이 역사 고증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드라마 속 설정과 대사 등을 놓고 학자들마다 다른 의견을 내놓는 중이다. 

'슈룹'은 조선시대 왕실을 배경으로 왕자들 간의 교육 경쟁을 벌이는 중전과 후궁들 이야기를 담은 퓨전 사극이다. 개성 있는 왕자들 캐릭터와 중전과 후궁 사이의 암투, 탄탄한 연기력으로 많은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그러나 극 전개 초반부터 이런저런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극중 대사인 '물귀원주'(물건이 원래 주인에게 돌아간다)의 한자 표기에 중국 간체자가 쓰이는가 하면, 왕의 침전 편액에 청나라 자금성 정전을 일컫는 '태화전'이 적혀 있는 등 각종 고증 오류가 지적되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작품의 근간이 되는 설정 자체가 잘못됐다는 문제 제기까지 불거졌다. 조선은 성리학에 기반을 둔 왕조라 적서(적자와 서자) 차별이 심해 적자인 대군과 서자인 왕자가 같은 처지에서 경쟁하는 건 말이 안 된다는 논리다. 실제 극중에서 왕자들은 중전과 대군들을 향해 비하와 욕설을 서슴지 않는다. 

이 같은 설정이나 대사가 중국 고장극(중국에서 사극을 일컫는 단어), 특히 청나라 시대 후궁 암투물과 유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우용 역사학자는 지난 27일 CBS노컷뉴스에서 "조선 왕실에서 저런 일은 있을 수가 없다. 가상 수준이 아니라 망상"이라며 "중국도 원래는 주자 성리학에 따른 사회였지만 유목 민족인 청조가 시작된 후로 8명의 황자가 황제위를 두고 다투는 등 지금 '슈룹'의 설정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K-콘텐츠가 세계로 뻗어나가는 시기인 만큼 사극의 경우 역사 고증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국 홍보 전문가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중국 관련 역사 왜곡이나 문화 왜곡이 심화하고 있어서 그런 빌미가 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아무리 허구적인 드라마라도 조심해야 할 상황이라고 본다"며 "최근 OTT 서비스로 K-드라마들이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어 외국인들에게 역사적 오해를 불러일으키면 안 되기 때문에 제작진도 신경을 써야 되지 않나 싶다"고 당부했다.

역사는 자유롭게 재해석하되, 언어와 복식 등 기본적인 구성은 제대로 구현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도 “조선시대의 일상과 언어, 신분 체계, 복식 등 팩트는 면밀하게 들여다봐야 한다”면서 “드라마의 역사 왜곡 여부에 대한 시청자 시각이 예민해진 만큼 제작진이 장르적 표현의 범위를 더욱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다만 “퓨전 사극의 한계를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반면 역사 장르에 속한다고 해서 드라마 등의 문화 콘텐츠에 완벽한 고증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는 반론도 있다. 

윤석진 충남대 국문과 교수는 "(슈룹은) 조선이란 시대적 배경만 가져왔을 뿐 사건이나 인물은 모두 창조한 허구적 상상"이라면서 "고정적인 역사 고증의 시각으로만 보는 것은 과하다"는 목소리를 냈다. 이어 "이야기에 대한 지나친 간섭이라는 우려도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진=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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