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주목하는 中 3분기 GDP 발표 연기한 이유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최예지 기자
입력 2022-10-18 13:41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당대회에 모든 관심과 역량 집중시키기 위한 것"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이 18일로 예정됐던 3분기 국내총생산(GDP) 등 주요 경제지표 발표를 하루 앞두고 돌연 연기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전날(17일) 홈페이지에 이번주 발표 예정인 주요 경제 지표 일정을 모두 '연기(延期)'로 표시했다. 예정대로라면 18일 오전 GDP와 함께 산업생산·고장자산투자·소매 판매 등 경제지표가 발표될 예정이었다. 앞서 중국 해관총서(세관)도 14일로 예고됐던 9월 및 3분기 수출입 통계를 발표하지 않았다. GDP 등 주요 경제지표 발표 연기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지만 중국 국가통계국과 해관총서는 연기 이유와 추후 발표 일정을 알리지 않았다.
 
◆"중국 GDP 발표 연기는 당대회에 모든 관심과 역량 집중시키기 위한 것"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스티븐스 스탠더드 은행 중국 수석이코노미스트의 발언을 인용해 "전 세계 투자자들이 중국의 분기별 통계에 관심을 쏟는 상황에서 예고 없는 발표 연기는 좋은 모습이 아니다"라면서도 "하지만 진행 중인 이벤트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놀랍지 않다"고 전했다. 현재 중국 베이징에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겸 공산당 총서기의 3연임 대관식이 될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진행 중이다. 

그는 "중국 정부 전체는 당대회에 관심을 두고 있고, 수천명의 고위 관리들도 행사를 위해 베이징에 모여 있다"며 "중국 내에서는 당대회에 모든 관심과 역량이 집중된 듯하다"고 지적했다.  

던컨 뤼글리 판테온 거시경제연구소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당국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에 잠재적 혼란을 피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며 "경제와 시진핑 주석의 3연임 가운데 지금은 정치가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ING의 아이리스 팡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도 "중국 당국이 GDP를 하루 앞두고 연기하는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지만 이미 당대회를 통해 시장에 많은 정보와 혼란이 있었기에 중국 당국이 더 이상 시장 변동성을 원하지 않아 이같은 선택을 한 것"이라고 전했다. 

GDP 발표 연기가 당대회와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당대회 중 발표되는 경제지표의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 중국 최대 정치행사의 축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동시에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3연임 발표에도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앞서 시 주석은 당대회 업무 보고에서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제로코로나'와 부동산 정책에 대한 기조 변화 등을 언급하지 않은 점도 이런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

발표 연기로 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더 나빴을 수 있다는 우려가 증폭된다. 시장에선 중국 3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3.4%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은 중국 올 3분기 GDP가 3.68%로 예측했다. 이는 2020년 초 우한 사태 이후 최저를 기록했던 전분기(0.4%)보다는 반등한 수치지만 8월 전문가들이 내놓은 전망치인 4.8%에는 한참 못 미친다.

이대로라면 사실상 중국 정부 연간 목표치 '5.5% 안팎' 달성도 쉽지 않다.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 등은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을 평균 3.2%로 제시하고 있는데, 이는 개혁개방 이후(2020년 제외)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같은 날 발표되는 소비지표도 전달에 비해 부진할 전망이다. 트레이딩이코노믹스는 9월 소매판매액이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전달 5.4%에 비해 둔화한 것이다. 수출입 지표도 둔화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전문가들은 큰 폭의 하락을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수요 감소세 속 중국 수출 증가율은 둔화세를 보이면서 지난달부터 한 자릿수를 이어가고 있다. 
 
◆3분기 GDP 연기 소식에 中증시 일제히 하락
그럼에도 중국은 자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중국 거시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자오천신 부주임은 17일 기자회견에서 경제 위기론이 불거진 가운데서도 중국 경제가 흔들렸지만 코로나 방역, 경기 부양책 등이 효과가 나타나면서 3분기부터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말 열린 4분기 경제안정 업무회의에서 리커창 중국 총리는 "각고의 노력으로 경제 하락세가 전환돼 3분기에는 전체적으로 안정세를 되찾았다"며 "4분기 경제는 연간 경제실적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이번 분기에 많은 정책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GDP 등 경제지표 연기 소식에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중국 증시가 요동치고 있다. 18일 오전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선전성분지수, 창업판지수는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켄청 미즈호은행 아시아 외환 전략가는 "이런 비정상적인 연기에 대한 설명이 없는 상황에서 투자자들 사이에 불확실성과 신중함이 발생해 약세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아주NM&C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