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구조公 변호사 1인당 1000건...업무 과중에 서비스 질 저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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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지 기자
입력 2022-10-1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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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익법무관 감소·예산 부족 원인

  • 법률구조공단 설립 취지 어디에..."양질의 법률서비스 제공 어려워"

[사진=대한법률구조공단]

대한법률구조공단 소속 변호사 한 명당 담당 사건 수가 매년 늘어 지난해 약 1000건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단 소속 변호사나 법무관 인력 수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변호사 한 명에게 하루 3건에 가까운 사건이 배당되고 있는 셈이다.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법적 보호가 절실한 민원인들을 위한 법률 서비스에 대한 질적 저하가 우려된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률구조공단(김진수 이사장)이 지난해 담당한 전체 사건은 민사‧가사·형사 사건 등을 합해 총 13만4907건이었다. △2018년 16만1110건 △2019년 17만3070건 △2020년 14만1691건으로 집계됐다.
 
소속 변호사와 공익법무관 1인당 담당 사건은 △2018년 691건 △2019년 911건 △2020년 829건으로 계속 증가하다 지난해에는 1007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소속 변호사 등 감소 현상이 가속화했기 때문이다. 공단 소속 변호사와 공익법무관 수는 2018년 233명, 2019년 190명, 2020년 171명, 2021년 134명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익법무관은 2018년 133명, 2019년 85명, 2020년 60명, 2021년 24명 등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전국 지소·출장소에 배치돼 소송·구조 활동에 투입되던 공익법무관들이 줄어들면서 남은 공익법무관과 소속 변호사들의 업무 가중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인력 충원이 원활하지 않다 보니 공익법무관 총원도 크게 감소했다"며 "공익법무관에게 크게 의존하던 여러 행정 부처와 공공기관의 법무업무가 차질을 빚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저소득층과 사회적 약자들의 재판받을 권리를 실현시키고 법률복지를 확대하기 위해 법률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공단의 본래 설립 취지에도 반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공단은 1년 예산 약 1000억원 중 50%를 국가 예산으로, 50%를 자체 수입으로 충당하는 구조인데 자체 수입을 늘리기 위해 소송대리를 최대한 많이 해야 하는 구조적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공단 소속 변호사는 "예산을 줄이려고 더 적은 인력으로 사건을 처리해야 하는 문제가 생기고 있다"며 "공공기관인데 점점 실적을 목표로 하는 공기업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공단 출신인 개업 변호사는 "실적 위주로 가다 보니까 무의미한 사건들을 단순 반복하면서 양질의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워지는 것"이라며 "사건 수가 줄면 예산을 줄이려 하기 때문에 구조적인 문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공단 소속 변호사들의 짧은 재직기간과 잦은 이직으로 이어지는 등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법무부가 공익법무관 인원이 감소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송무업무와 관련성이 다소 떨어지는 형사법제과·법조인력과·기획재정담당관실 등에 배치하는 것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업무량, 해당 지역 변호사 수 등을 면밀히 분석해 변호사 채용에 대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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