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 라운지]중국 내 입지 줄어든 국내 로펌, 동남아 공략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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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영 기자 최오현 수습기자
입력 2022-10-10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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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규 시장으로 '제2의 중국' 찾아...싱가포르·인도네시아 꼽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은 2015년 이후 자문 의뢰가 줄어든 건 사실이에요. 한국 기업들의 중국 투자가 주춤하고, 중국 로펌이 양적으로 성장했어요. 중국 내 로펌 중 소속 변호사가 1만명 넘는 곳도 있는데 '프랜차이즈 로펌'이라고 하죠. 이들의 국제 거래 경험이 늘어나면서 외국 로펌(한국 로펌) 역할이 줄어든 거죠."(대형로펌 중국 지사 소속 A변호사) 

국내 로펌의 자문 시장이 중국에 이어 베트남·인도네시아·러시아 등 해외로 진출한 지 오래다. 새로운 시장이 어디가 될 것인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중국의 대체시장을 찾기 위한 로펌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2015년부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와 미·중 갈등, 중국 변호사들의 자문 능력 향상으로 중국 내 국내 로펌 입지는 과거보다 축소됐다. 국내 주요 로펌들은 '제2의 중국'으로 꼽히는 베트남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최근엔 '국내 로펌의 신(新) 시장'으로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 등도 거론된다. 

10일 로펌업계에 따르면 국내 로펌들은 '해외 자문 시장' 확대에 골몰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베트남 법률 시장에 깃발을 꽂았다. 차지훈 변호사(법무법인 화우·사법연수원 18기)는 "(국내 로펌이 진출하는 곳은) 현지 법률 서비스가 취약한 곳, 외국 로펌의 조력 수요가 있는 곳이라고 볼 수 있다"며 "베트남에선 국내 기업들의 누적 투자액이 300억~400억원 정도여서 그만큼 법률 수요도 있다"고 설명했다. 
 
대외적 요인·중국 로펌 성장에 '위축'
중국 법률시장의 대체지를 찾게 된 건 중국에서 한국 로펌의 입지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2015년 사드 사태와 미·중 갈등으로 현지 투자 상황이 악화됐고, 중국 현지 로펌이 성장하면서 중국 변호사들의 국제 거래나 외국인 투자 관련 업무 능력이 향상됐다. 이 때문에 중국에 있는 한국 기업이 국내 로펌 현지 사무소가 아닌 중국 내 로펌을 찾아 법률 문제를 해결하는 사례도 늘었다고 업계에서는 전한다.

다만 중국에 있는 국내 로펌에 자문 의뢰 범위가 달라졌다는 의견도 있다. 박영주 변호사(법무법인 지평·연수원 25기)는 "한국 기업과 중국 기업들 간 분쟁을 들 수 있다"며 "어떤 물건과 관련한 소송을 하는 중국 기업이 있다고 치면, 중국 기업에 대해 한국에서 어떤 절차를 통해 재판을 할 수 있다는 중재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신규 투자는 줄었고, 특히 소비재를 다루는 중소 업체들에서 중국 투자 문의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이어 싱가포르·인도네시아로···'제2의 중국' 찾기 
베트남은 2015년부터 '제2의 중국' '새로운 시장'으로 평가받는다. 베트남 호찌민에는 한국인이 10만여 명 살고 있고, 기업들의 누적 투자액도 증가세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베트남에 투자한 국내 기업의 누적 투자액은 지난해 기준 311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베트남은 코로나19에도 성공적인 경제 대응을 통해 동남아시아 유일하게 적자를 본 나라라는 평가도 있다. 

법무법인 세종에서 베트남 사무소 법인장을 맡고 있는 길영민 변호사(연수원 33기)는 "중국의 대체지는 동남아가 될 수밖에 없다"며 "그중 지리적 요인 등 가장 각광받는 곳은 베트남이고 그다음이 인도네시아"라고 전했다. 베트남 사무소에는 IT 기업과 함께 e커머스 기업의 자문 수요가 늘고 있다. 외국인 부동산 투자에 대한 문의도 꾸준하다. 
 

[표=최오현 수습기자]

최근 국내 로펌들은 싱가포르 진출도 눈여겨보고 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2020년 싱가포르 법무부 인가를 받아 지난해 사무소를 열었다. 법무법인 세종은 내년 초 싱가포르에 사무소를 설립해 동남아 주요 사무소로 운영할 예정이다. 오종한 변호사(법무법인 세종)는 "글로벌 기업들의 한국 내 인바운드(inbound·외국 기업의 국내 투자) 투자나 각종 자문 수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일각에선 싱가포르에서 한국 로펌에 대한 수요가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싱가포르 법제를 다른 나라에 적용하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싱가포르는 지리적인 이점과 집합투자기구(vichcle)가 위치한 곳 등 이점을 갖고 있다. 길 변호사는 "글로벌 기업 헤드쿼터(headquarter)가 많고 이들과 교류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동남아 투자를 하기 위해 기업들이 집합투자기구를 싱가포르에 많이 만들고 있어 (국내 로펌의) 싱가포르 진출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집합투자기구란 투자에 대한 '특수목적회사(SPC)'이자 투자 자금을 모아두는 회사다. 

최근 중국이나 베트남의 외교 갈등과 정책 부재로 인도네시아도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 지평이 2012년 국내 로펌으로선 처음으로 인도네시아에 첫발을 내디뎠다. 권용숙 변호사(법무법인 지평·연수원 33기)는 "인도네시아는 자원 투자가 활발하다"면서 "이 밖에 현지은행 인수 등 금융 분야 자문, 부동산 자문과 분쟁 해결을 수행한다"고 말했다. 특히 "전기차 산업 자문도 늘었으며 LG에너지솔루션 등에 대해 배터리 투자 자문 업무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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