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족 빚 폭탄] 빚 갚는데 월급 다 쓰겠네...뛰는 금리에 2년새 월상환액 2배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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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기자
입력 2022-10-0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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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상반기에만 韓 기준금리 1.25%p↑

  • 변동금리 연동 코픽스·금융채 금리 급등

  • 연말,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 인상 전망

서울의 한 시중은행 [사진=연합뉴스]


#사례. 서울 서초구에 사는 직장인 A씨는 2020년 10월 전세대출 5억원(금리 연 2.45%·신규취급액 코픽스 6개월 연동·대출기간 2년), 신용대출 1억원(금리 연 3.66%·일시상환)을 받아 8억원대 아파트에 전세로 입주했다. 대출 당시만 해도 이자는 월 132만6000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2년 새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치솟으면서 전세대출 금리는 4.89%, 신용대출 금리는 6.67%로 올라 월 상환액이 259만3000원까지 올랐다. 내년 상반기까지 대출금리가 1%포인트씩 오른다고 가정하면 월 상환액은 300만원을 넘어서게 된다. A씨는 “대출받을 당시만 해도 1~2년 사이에 이렇게 금리가 치솟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요즘 금리가 오른다는 기사를 볼 때마다 한숨만 나온다”고 말했다.
 
물가 상승세를 잡기 위한 긴축 조치로 기준금리가 오르자, 대출금리도 덩달아 올라 변동금리로 대출받은 차주들의 이자 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다. 금리 수준이 낮았던 2년 전 대비 월 상환액이 두 배 가까이 오른 사례가 나오고 있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끌어모아 전셋집을 넓혔거나, 집을 산 영끌족에 ‘고난의 시기’가 왔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신혼부부들이 주로 이용하는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2년 사이에 크게 올랐다. 일례로 2020년 8월에 서울시 신혼부부 전세대출 2억원을 받은 세대의 경우, 대출 당시 금리가 연 1.01% 수준이었으나, 2년 사이에 1.52%까지 올랐다. 다달이 내야 할 이자는 17만원에서 25만원까지 올랐다. 통상적으로 신용대출까지 끼고 전셋집을 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자 부담액은 이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30일 기준, 국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연 5.11~6.81%(1등급·1년 기준)이다.
 
대출금리가 급격히 오른 이유는 기준금리의 빠른 인상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에 한국 기준금리는 1.25%포인트 올랐다. 이에 따라 변동금리 대출기준금리로 활용되는 신규취급 코픽스(COFIX)는 연초 대비 48.5%, 신잔액 코픽스는 15.2%, 금융채는 48.1%나 올랐다. 통상적으로 변동금리 가계대출의 경우, 대출기준금리 변동분이 매월 반영되지 않고 대출 실행 시 정해진 금리조정주기에 맞춰서 오른다. 전체 변동금리 가계대출의 74.9%가 6개월마다 조정된다. 4월에 대출을 받을 때 3월 코픽스가 적용되는데, 6개월 후인 10월에 금리가 재산정될 때 9월 코픽스가 대출금리에 반영된다. 
 
금융당국의 긴축은 내년 상반기까지 예상돼 올해 말 기준금리가 3.0%대까지 오르면 변동금리 대출자들이 월급에서 빚을 갚는 데 쓰는 비중은 더 커질 전망이다. 빚을 갚는 데 들이는 비용이 늘자 대출금리 인상이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소비는 최대 0.15%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통해 “그동안 쌓인 부채와 높아진 자산 가격이 통화정책 긴축의 영향을 확대할 소지가 있고, 저소득, 과다 차입 가계를 중심으로 소비 제약 효과가 집중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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