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경기전망지수 5분기 연속 부정적···"생존 걱정할 상황"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윤동 기자
입력 2022-09-28 14:08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고금리·고환율·고물가 여파로 기업들이 5분기 연속 부정적인 경기전망을 내놨다. 지난해 3분기 코로나19 극복 기대감으로 긍정적 전망이 나온 이후 악재가 지속돼 반도체·IT전자·철강·화학 등이 주력 업종이 부진에 빠진 탓이다.

28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2172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기업들의 4분기 전망치는 81로 집계됐다. 지난 3분기(79)와 큰 변동 없는 수치로, 지난해 4분기부터 5개 분기 연속 100이하를 기록한 것이다.

BSI의 기준치는 100이다. 그 이상이면 해당 분기의 경기가 이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본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 이하면 그 반대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미·중 갈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위험과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긴축이 맞물려 글로벌 경기가 위축되면서 기업들은 이익 극대화가 아닌 안전과 생존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그나마 내수회복을 기대하고 있는데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어 소비마저 위축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업종별로 보면 조선·부품(103), 의료·정밀(102)을 제외한 모든 업종에서 경기전망지수가 100을 하회했다. 특히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비금속광물(70)이 공급망 차질에 고환율까지 겹치며 원가부담이 심화한 탓에 부진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의 4분기 경기전망치가 69로 집계됐다. 중견·중소기업의 전망치(82)보다 10포인트 이상 부정적 답변이 많았다. 우리나라 수출 주력업종인 반도체, IT·전자, 철강, 화학업종들의 경기전망이 모두 부진한 결과다.

반도체 부품을 제조하는 대기업의 영업담당 임원은 "수출 비중이 크다 보니 업황이 글로벌 경기와 연동되는 측면이 많다"며 "4분기에도 글로벌 경기 둔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주요국 경기 위축으로 인한 수출 부진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연말 즈음에는 풀릴 것으로 예상됐던 대외 경기가 오히려 악화되거나 내년까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기업들의 실망감이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특히 수출 비중이 높아 글로벌 경기나 환율 등 대외 변수에 더 민감한 대기업에서 이러한 경향이 보다 강하게 나타났다고 대한상의는 설명했다.

지역별로 보면 지역 주요 산업인 자동차 산업의 실적 호조를 보인 광주(102)를 제외하고 모든 지역이 100 이하로 조사됐다.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철강 및 금속 산업(대구·경북·부산)과 시멘트 산업(강원)의 비중이 큰 지역들에서는 부정적 전망이 우세했다.

이번 4분기 경기전망지수는 태풍 힌남노 상륙 이전 실시됐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경북, 부산 등은 힌남노로 인한 피해가 집중됐던 지역으로 태풍의 영향이 반영된다면 이들 지역의 경기 전망이 더욱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한 분기만을 남겨두고 있는 시점에서 응답기업 5곳 중 3곳(58.5%)은 올해 우리 경제의 '2% 성장률'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6%, OECD 전망치는 2.8%로 나타났다.

올해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주요 리스크로는 '원가 상승 및 원자재 수급 불안'(82.1%)이 가장 많이 꼽혔다. '환율 등 대외 경제지표 변동성 심화'(47.2%), '금리 인상 기조'(46.9%)도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에 대한 기업의 부담이 상당하다는 분석이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