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용량 사용자 중심 요금체계 손질

  • 원가 상승 압박···수출 타격 불가피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이른바 ‘3고(高)’로 기업 경영 환경이 악화하는 가운데 정부가 전기요금 추가 인상을 시사하자 기업들이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특히 대기업 등 ‘대용량 사용자’ 중심으로 요금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여 제품 가격 상승과 수출 경쟁력 감소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을 강행하면 산업계가 추가로 지불해야 하는 금액은 수조 원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들이 ‘3고’로 인해 계획했던 투자를 연기하거나 사업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상황인 점을 고려하면 원가 인상 압박이 더욱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고 있는 추가적인 전기요금 인상은 크게 세 가지 축으로 이뤄진다. 첫째, 지난해 말 예고된 기준연료비 인상이다. 이에 따라 전기요금은 다음 달부터 ㎾h(킬로와트시)당 4.9원 인상된다. 둘째, 연간 연료비 조정단가 상한을 ㎾h당 5원에서 10원으로 올리는 방안이다. 이때 4분기에 ㎾h당 최대 5원까지 연료비 조정단가 추가 인상이 가능해진다. 셋째, 전기요금 체계를 손질해 대용량 사용자에 대해 더 높은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이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26일 10대 그룹과 간담회을 열어 “전반적인 요금 조정도 필요하겠지만, 특히 에너지 절감 효과가 큰 대용량 사용자 중심으로 우선적인 요금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동시다발적으로 전기요금 인상이 이뤄지면 전력 다소비 업종을 중심으로 산업계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미 전기요금은 기준연료비, 기후환경요금, 연료비 조정단가 등 다양한 명목으로 올해 들어 ㎾h당 11.9원 오른 상태다. 여기에 더해 당장 4분기부터 연료비 조정단가 상한선이 ㎾h당 10원으로 확대되면 다음 달 인상이 예고된 기준연료비(㎾h당 4.9원)에 더해 하루아침에 ㎾h당 전기요금이 9.9원 인상되는 결과가 나온다.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산업용 전기 사용량은 291.3TWh(테라와트시)였다. 이미 연초 대비 3조4665억원(1년 기준) 규모 전기요금을 추가로 부담하고 있는 산업계는 전기요금이 ㎾h당 9.9원 추가 인상된다면 연간 2조8839억원을 더 내야 한다.

반도체·철강 등 전기 사용량이 많은 업종은 기업별 전기요금 인상분도 상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포스코는 지난해 각각 25.8TWh, 26.5TWh, 3.0TWh를 사용했다. 4분기 전기요금이 ㎾h당 9.9원 인상되면 올해 들어 이미 인상된 금액을 포함해 연간 전기요금 부담액이 총 5624억원, 5777억원, 654억원에 달한다. 이 장관 발언처럼 대용량 사용자에 대한 추가 요금 인상이 이뤄진다면 이 금액은 기하급수로 늘어나게 된다.

산업계에서는 전기요금 인상이 제품 가격 상승 압박과 수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산업계 관계자는 “전기요금이 가파르게 올라가면 원가 측면에서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4분기부터는 실적에도 일부 영향을 미칠 것 같다”며 “현재로서는 불필요한 전력 소모를 최대한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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