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임 후 첫 시정 브리핑 속빈강정, 형식적 답변 일관

  • 기자 80여명 불러 놓고 신상발언만...소통 실종

정명근 화성시장 시정브리핑 모습 [사진=화성시]

지자체의 시정 브리핑은 기자를 매개로 시민들과 소통하는 자리가 돼야 함은 너무 당연하다. 그래서 자세하고 또 꼼꼼한 자료를 제공하고 단체장의 성심을 다한 설명도 곁들여지는 것이 보통의 경우이다.
 
하지만 27일 열린 정명근 화성시장의 시정 브리핑은 성의 없는 태도에 실망을 넘어 시민들을 무시하는 처세로 비치기에 충분했다는 생각이다. 이날 취임 후 88일 만에 첫 시정 브리핑에 나선 정 시장은 브리핑에서 6분여 신상 발언에 가까운 원론적 이야기만 한 뒤 현안 브리핑은 배석한 실·국장에게 맡겼다.
 
이 뿐만이 아니다. 할 말만 한 다음 기자 질문도 4명으로 한정하고 그나마 질의에 형식적이고 원론적인 답변을 한 뒤 20여분 만에 회견장을 떠나는 무성의로 일관했다.

그러자 참석 기자들은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말이 맞다며 각종 현안 설명도 대부분 과거에 제기된 문제들이었고 그나마 시장을 떠난 후 배석 실·국장들의 발표에 ‘속 빈 강정 같은 브리핑’이라는 비난의 소리를 쏟아냈다.

현재 화성시에는 군 공항 이전문제를 비롯해 미복구 태풍피해 사항, 고위험위기 가구 증가, 각종 규제에 묶인 지역 경제의 활성화 등 각종 현안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특히 현재 불통의 아이콘이 됐다시피 한 화성 소재 기업체들과 시청과의 불협화음 해결 등은 화성지역 30만 산업종사자들의 최대 현안이다.

이러한 각종 현안이 산적한 화성시의 시책을 취재하기 위해 첫 브리핑에 참석한 80여명의 기자들이 실망과 불만의 소리를 토해낸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더욱이 시정 브리핑 진행과 내용을 보면 더 그렇다. 정 시장은 할 말만 하고 기자 질문도 4명으로 한정했다. 그나마 질의에 형식적이고 원론적인 답변을 하려면 시정 브리핑은 왜 한 것이냐고 참석한 기자들의 볼멘소리도 터져 나왔다.

무성의하게 준비한 재탕 삼탕의 시정 현안에 대해 배석 실·국장이 대신 설명하고 결론도 없이 40여분 만에 브리핑을 끝내자 참석 기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전형적인 보여주기 전시행정이라며 하나마나한 시정 브리핑이라는 혹평을 내놨다.

정 시장도 언급했듯 사실 당초 첫 시정 정례브리핑을 계획됐던 것은 지난 6일로 기자들에게 통보했었다.

그러나 그날은 태풍 ‘힌남노’의 국내 상륙으로 대규모 피해가 예상된다며 시장은 ‘시정 브리핑’보다는 관내 ‘피해 예방’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팽배하자 슬그머니 계획을 취소했다. 여론 악화를 예상한 조치였음은 나중에 알려진 사실이다.

긴급상황이 지난 이후 이번엔 아예 월 2회 계획했던 정례시정브리핑을 기약 없이 연기해 버렸다. 기자들에게는 사정에 의해 브리핑 일정이 잠정 연기되었다는 사실만 문자로 알렸다.

정 시장은 취임 이후 시정 홍보와 주민소통을 위해 ‘정례브리핑’ 계획을 세웠고 한 달에 두 번 개최를 약속했었다. 그것도 과거 단체장들과 차별화를 강조하며 야심 차고 호기 있게 했다.

그렇지만 첫 브리핑 약속은 20일 넘게 지켜지지 않았고 우여곡절 끝에 이번에 개최된 것이어서 기자들은 물론 시민들도 관심이 높았다. 그런데 말이 또 바뀌었다. 한 달에 한 번 한다고 한다.

브리핑을 통해 시민들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시책발표와 요즘 어려운 화성시 경제 활성화를 위한 시장의 복안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은근한 기대 때문이었다. 특히 쌓여 있는 각종 현안을 풀어갈 단초를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기대가 있어 더욱 그랬다.

언론은 다양한 주민여론을 접할 수 있는 통로며 시정을 알리는 홍보 창구다. 이번 시정 브리핑은 정 시장이 이런 홍보 창구를 활짝 열겠다는 의미로 이해하고 기자들은 브리핑에 참석했으나 정작 첫 브리핑이 이처럼 속 빈 강정 식으로 끝나자 정 시장이 ‘과연 시민과의 소통 의지가 있는 것이냐’는 비판도 나온다.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시정 브리핑은 단체장의 기자회견이나 마찬가지 성격이다. 민생에 직결된 정책과 현안을 묻고 주요 쟁점을 토론하는 자리이며 다시 말해 ‘풀뿌리 민주주의 소통의 장’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형식은 기자들을 상대로 하고 있지만 사실 화성시민이 대상이다. 따라서 정례브리핑 계획은 기자와의 약속이 아니라 화성시민들과의 약속이나 마찬가지다. 다양한 화성시민의 여론을 접할 수 있는 창이 언론이라는 사실을 다시 인식하면서 다음 시정 브리핑에서는 좀 더 내실 있게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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