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대우조선, 민간 대주주에 맡기는 게 해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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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기자
입력 2022-09-26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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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대우조선해양의 전략적 투자유치 절차 개시와 관련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26일 대우조선해양을 한화그룹에 3조5000억원 가량의 손실을 보면서 헐값 매각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에 “민간 대주주로 전환하는 것이 국민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우조선이 역량 있는 새 주인을 만나 중장기적으로 경쟁력이 살아나고 세계 최고 조선해양 전문기업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한화그룹에 매각되면 조선업 빅3 체제가 유지돼 수주 단가 저하 문제가 지속될 것이란 우려에 “민간 대주주가 경영하면 상대적으로 문제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강석훈 회장과 기자들의 일문일답
 
Q.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최종 인수하면 조선업 빅3 체제가 유지된다. 수주 단가 저하 우려는 없나.
=현대중공업과의 합병이 무산됨으로 인해 현대중공업 또는 삼성중공업이 대우조선 인수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조선업을 영위하지 않은 투자자가 인수하는 방법이 유일한 방법이었다. 두 번째로 그동안 저가 수주 논란이 없지 않았고, 일정 부분 대우조선해양이 산은 지원을 받는 형태로 있었다. 저가수주 현상이 발생한 부분도 없지 않았는데, 민간 대주주가 경영하면 수주단가 저하 문제는 상대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

Q. 한화그룹이 대우조선 대주주가 되면 산은의 공적자금 회수 방안은
=저희 투자는 1차적으로 신규자금 2조6000억원, 출자전환 1조8000억원, 2차로 한도대출 1조4500억원, 출자전환 3000억원이 있었다. 이를 합하면 신규자금 기준 한도대출까지 합해 4조1000억원 정도다. 현재 손실은 약 3조5000억원으로 추정된다. 대손충당금으로 쌓은 게 1조6000억원이다. 그런데 대우조선해양이 현재 요주의 여신에서 정상 여신으로 분류되면 1조6000억원 대부분이 이익으로 환원된다. 대우조선해양이 민간기업이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만들어 현재 2만원대에 머무르고 있는 주식 가격이 더 오르면, 투입한 금액의 상당부분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Q. 매각 가격 2조원의 산출 기준은 무엇인가. 한화그룹이 과거에 이행강제금도 냈는데 이번에도 있나.
=2조원이 계산된 건 증권 발행 공시 규정에 따라 기존 주가에서 10% 할인 가격으로 유상증자로 계산했다. 구체적인 산식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과거 1개월 가중평균 주가 등을 고려했다. 최종 1만5150원을 유상증자 가격으로 확정했다. 이행강제금 조항은 없지만 계약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는 경우 한화 측이 무효화할 수 있는 제안을 담았다.
 
Q. 헐값 매각이라는 비판이 있다. 통매각은 산은이 원하는 방식인 것으로 아는데, 한화도 동의했나.
=오늘 제가 발표한 건 스토킹호스로 선정한다는 것이다. 이건 한화가 우선협상자가 됐다는 의미고, 일정기간 한화그룹보다 더 좋은 오퍼를 주는 기업을 기다릴 예정이다. 한화 이외 다른 조건을 제시하는 회사가 있다면 그 회사와 계약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조건이 우선협상대상자라는 것이지, 한화가 최종인수대상자는 아니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국민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제반 여건을 고려하면 지난 21년간 산은이 대우조선해양 대주주로 있었지만 기업 가치는 속절없이 하락했다. 지난해 1조7000억원, 올해 상반기 6000억원 손실이 나는 등 어려운 상황이다. 손실 최소화를 위해 과감한 투자, 경영 효율화를 할 수 있는 민간 주인찾기로 정상화하는 게 국민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통매각과 분리매각의 경우 한화 측과 처음부터 얘기할 때 통매각을 전제로 했다.
 
Q. 해외 경쟁당국 승인 문제는 없나. MOU 체결 후 거래절차는.
=해외 경쟁당국에서 일반적인 결합심사가 약 10여개국 정도에서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한화는 조선 관련 포트폴리오가 없어서 상대적으로 기업 결합 이슈는 적을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스토킹호스 관련, 앞으로 3주간 LOI(입찰의향서)를 접수할 예정이다. 인수의사가 있는 회사가 있다면 접수하고, 그 이후 해당 회사와 한화그룹이 동시에 상세 실사하게 된다. 실사는 4주간 하고 필요시 2주를 추가로 할 수 있다. LOI 접수 회사가 한화보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면 한화 측에 동일한 조건을 수용할 수 있느냐 묻고, 나중에 들어온 회사와 동일한 조건으로 한화가 수용하면 우선인수협상권은 한화에 있게 된다.
 
Q.거래 종결일부터 5년간 금융지원 유지하는데, 그 이유는.
=한화그룹이 2조원 신규자금을 투입해 소요자금, 예상 유동성을 확충하더라도 정상화까진 시간이 필요하다. 금융지원이 대우조선해양의 지속 가능성을 제고하고 이러한 지원으로 채권회수 가능성, 주식가격 회복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판단했다.
 
Q. 한화그룹이 경영권을 가지면 대우조선해양 경영진 교체가 가능할 것 같은데, 산은도 참여하나.
=이번 투자 유치의 기본 성격을 생각하면, 한화그룹이 책임 있게 경영할 수 있도록 한화그룹 의사를 존중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저희 지분이 28%에 이르게 될 것이어서 사외이사 파견 방안을 검토 중이다.
 
Q. 계약은 언제까지 완료하는 게 목표인가.
=올해 안에 본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이후에도 여러 법적 조치가 필요하다. 늦어도 내년 상반기엔 딜 클로징을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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