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바이오 CDMO 시장 다크호스로 급부상...시장 판도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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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권 기자
입력 2022-09-22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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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신용평가]

동아시아 '3마리 용'으로 불리던 한국, 중국, 일본의 바이오기업들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글로벌 CDMO(위탁개발생산) 시장에서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다.
 
바이오의약품 CDMO는 의약품 개발업체로부터 세포주를 받아 의약품을 대량생산하는 ‘위탁생산(CMO)’과 처음 세포주 개발단계부터 임상까지 개발 서비스를 제공하는 ‘위탁개발(CDO)’을 대행해주는 사업을 말한다.
 
그동안 이 시장에서는 스위스 론자, 미국 써모피셔 등 소수의 유럽·북미지역 기업들이 과점형태를 유지해 왔는데 최근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톱5에 들어가는 등 아시아 기업들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이들 기업은 향후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고 공격적으로 설비 투자를 늘리는 추세다.
 
22일 리서치앤마켓과 한국기업평가 분석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CDMO 시장은 2022년 1727억 달러(약 217조원)에서 연평균 9.3%씩 성장해 2026년 2466억 달러(약 3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수요가 확대되는 건 글로벌 감염병 발생주기가 짧아지고 백신 등 바이오의약품의 신속한 대량생산·공급이 중요해지면서 글로벌 빅파마(거대 제약사)는 물론 실험실 기반의 바이오텍들의 CDMO 의뢰 건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바이오의약품은 크게 면역단백질인 항체의 성질을 이용해 질병을 치료하는 항체의약품, 살아있는 세포를 체외와 생물학적 특성이 유지되는 범위에서 조작하여 제조한 세포치료제, 유전물질을 함유하거나 유전물질이 변형·도입된 세포를 함유한 유전자치료제, 백신 등으로 구분된다. 현재 항체의약품은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과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세포·유전자 치료제는 높은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특히 항체의약품 CDMO 수요는 2026년까지 연평균 10% 수준의 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며, 세포·유전자 치료제 CDMO 시장은 2026년, 2020년 대비 5배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 세계 CDMO 기업의 숫자도 100여개 기업에서 꾸준히 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20개 안팎의 CDMO 기업들이 각축을 벌이는 가운데 한국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중국의 '우시바이오로직스', 일본의 '후지필름 다이오신스 바이오테크놀로지'가 급부상하고 있다.
 

[자료=한국신용평가]

◆ 삼성바이오로직스, 글로벌 톱5로 경쟁력 '쑥'...SK바사, 에스티팜도 사업 확대
 
한국에서는 세계 상위 CDMO 업체 중 하나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고 SK바이오사이언스, 동아쏘시오홀딩스계열의 에스티팜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또한 SK팜테코, CJ제일제당, 지씨셀 등도 M&A(인수합병)를 통해 유럽 및 북미지역 세포·유전자 치료제 생산기반을 확보, 사업을 진행 중이다.
 
가장 선두주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설립 10년 만에 론자(스위스), 카탈렌트(미국), 베링거인겔하임(독일), 써모피셔(미국)와 함께 세계 톱5 CDMO 기업 반열에 등극했고 올해 론자를 제치고 생산용량 기준 세계 1위 CDMO 기업으로 올라섰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메인 '캐시카우'(주 수입원)는 항체의약품 CDMO 사업이다. 최근 CDO 제품수도 증가하고 있으나, 매출은 대부분 CMO 부문에서 발생하고 있다. 계열 자금력과 병렬 공법을 통해 공장 설계 및 건설, 생산 등의 과정을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진행해 왔으며, 제조 경험과 품질 신뢰도를 쌓으면서, FDA 등 글로벌 허가기관으로부터 총 122건의 승인을 획득하고 88개 이상의 고객사(작년 기준)를 두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항체의약품 시장 내 최상위권의 생산능력(36.4만 리터)을 갖추고 있다. 현재 25.6만 리터 규모의 4공장을 추가 건설하고 있으며, 바이오캠퍼스 2단지 부지 매입도 진행되고 있다. 다만, 바이오 CDMO 업계 후발주자로서 제조 대상이 항체의약품으로 한정되며, 생산설비도 국내에 집중되어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매출이 코로나19 백신에 집중되어 있는 가운데, 코로나 백신 수요 축소에 대비해 변이주 대응, 부스터샷 및 콤보백신 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백신 제품 다양화, 세포유전자 치료제시장 진출 등을 중장기 목표로 내세웠다.
 
이와 함께, 안동 백신공장 인근 부지를 매입하여 최대 용량을 기존(총 9개 원액 생산설비, 완제의약품 기준 총 5억 doze)의 3배 규모로 증설(2024년 준공목표)할 계획이다. 주요 연구개발 파이프라인으로는 사노피와 연구개발 중인 폐렴구균 백신이 현재 임상 2상 진행 중이다.
 
에스티팜은 저분자 화학 신약 및 제네릭의 원료의약품, RNA 치료제의 주요 원료인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올리고)를 생산하고 있다. 경기도에 시화, 반월 2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에 신약 연구개발 및 위탁 임상 사업(CRO)을 영위하는 종속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긍정적인 부분은 렉비오 등 만성질환 치료제의 승인으로 2026년까지 RNA 치료제 시장이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올리고 수요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현재 에스티팜 반월공장의 올리고 설비는 2.0몰(mole) 규모지만 2026년까지 3차에 걸쳐 현재의 7.0배 수준으로 증가시킬 계획이다. 보유한 합성기술을 바탕으로 mRNA 원료의약품 CDMO 사업에도 도전한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 SK팜테코, CJ제일제당, 지씨셀은 M&A를 통해 세포·유전자 치료제 CDMO 사업 진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자료=한국신용평가] 

◆ 中 우시바이오로직스-日 후지필름도 투자 확대 '승부수'
 
중국 CDMO 기업의 대표주자는 우시바이오로직스다. 우시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바이엘의 원료의약품 생산공장, 화이자의 중국 항저우 생산공장, 중국 CDMO 기업 ‘CMBA 바이오파마’를 잇따라 인수하며 덩치를 키우고 있다.
 
우시바이오로직스는 최근 싱가포르에 생산센터 건설에 약 1조8000억원을 투자하는 등 투자 규모를 크게 늘리고 있다. 올해 말까지 생산능력을 26만2000ℓ로 끌어올린 뒤 2024년까지 43만 ℓ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우시바이오로직스는 2024년까지 456㎘의 동물세포 배양설비도 가동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011년 후지필름이 미국 ‘다이오신스 바이오테크놀로지’를 인수해 출범한 일본의 ‘후지필름 다이오신스 바이오테크놀로지’는 지난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약 2조6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세포배양시설을 착공한 데 이어 올해 덴마크와 미국 텍사스주 등의 CDMO 시설 증설을 위해 16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처럼 아시아 CDMO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설비와 개발 투자를 늘리고 있어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수민 한국신용평가 선임애널리스트는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의 높은 성장성은 이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세포·유전자 치료제 등의 분야는 이제 막 시장이 형성되는 단계에 있고 연구개발 중인 제품의 성과도 불확실하므로 사업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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