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올해는 1992년 8월 24일 한국과 중국이 수교한 지 30년이 되는 해입니다. '삼십이립(三十而立)'이라는 말이 있듯이 한·중 양국 관계의 우호와 협력을 다져야 하는 시기가 됐습니다. 한국과 중국 수교 30주년을 맞아 지난 시절을 되돌아보며 앞으로 뜻을 함께하자는 취지로 각계 저명인사의 깊이 있는 견해가 담긴 글을 본지에 싣게 되었습니다. 지난 30년은 한·중 양국이 어려움을 함께 극복해나가고 경제 파트너로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는 등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물론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에 적지 않은 어려움도 있었지만 한국과 중국은 함께 많은 역경을 이겨왔습니다. 한·중 관계는 이제 새로운 기점에 서 있습니다. 

이번 기고 릴레이에는 한·중 수교 과정의 경험담부터 한·중 교류를 위해 현장에서 땀 흘린 여러분들의 이야기까지, 양국 수교 30주년의 역사가 생생히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다가오는 30년에 대한 희망과 기대가 가득히 담겨있습니다. ​한국의 북방외교와 중국의 개혁개방 그리고 세계사의 변화에 순응하는 한·중 수교는 우리들의 소중한 역사이기에 독자들에게 이 글이 한·중 관계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유인택 전 예술의전당 사장[사진=한·중수교 30주년 기념사업준비위원회]


올해는 한·중 수교 30주년이자 한·중 문화교류의 해로서 한국과 중국 양국이 대대적으로 기념을 해야 할 터인데, 코로나19 팬데믹에다가 최근 갈등과 긴장으로 흐르는 국제정세 때문에 잔치 분위기가 아니어서 못내 안타깝다. 한·중 관계의 중요성을 반추하며 필자의 회고를 남기고자 한다.
 
예술대학에서 요즘 흔히 말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1980~1994년생)들에게 강의한 적이 있다. 연극뮤지컬영화방송 전공 학생들이었다. 그런데 학생들이 중국에 대해 아예 관심조차 없다는 사실에 놀랐다. 중국 내 '한류'라는 이름의 한국 대중 문화가 유행을 타다 보니 한국의 젊은이들은 중국에 대해 우월감을 갖고 무관심한 것으로 보였다.

그래서 영화를 좋아하는 미래 세대들에게 현대의 영화 관람을 통해서라도 미래를 열어갈 현대의 중국 젊은이들을 이해하게 하면 어떨까 생각한 것이 '중국영화 상설 상영관'이었다. 필자는 2015년 젊은이들이 들끓는 대학로 한복판에 재한국 중국문화원과 협업하여 중국영화를 무료로 상영하는 중국영화 상설관’을 세계 최초로 개관했다,
  
이뿐만 아니다. 빠르게 디지털 시대로 전환되는 상황에서 국제 문화 교류에서 세대, 국경을 넘어서 보편성을 가진 이야기로 예술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야말로 지속적인 공감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이다. 필자는 예술의전당 사장에 재직하면서 2년 전인 2020년부터 양국 국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소재로 한·중수교 30주년 기념 중국 공연을 준비했다.
 
뮤지컬 '상하이 1934'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 동양의 할리우드라 불리던 중국 상하이 영화계에서 유일하게 영화황제 칭호를 받았던 배우 김염과 중국 국가인 ‘의용군 행진곡’을 작곡한 작곡가 ‘니에얼’의 우정과 일제 점령기 시절의 중국영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상하이 1934'는 독립운동가 김필순의 아들이자 독립운동가 김규식의 조카였던 조선인 김염과 중국 윈난성 쿤밍에서 봉건주의 타도를 외치며 운동을 하다가 일제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니에얼이 운명적으로 상하이 영화판에서 만나 함께 성장해 가는 드라마다. 이 작품은 한국 관객은 물론 1000여명의 재한 중국 관객들로부터 재미와 감동과 눈물의 큰 호응을 받으며 그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중국영화 상설 상영관과 '상하이 1934'의 성공 경험은 최근 한·중 관계에 주는 시사점이 있다. 세대와 국경을 넘는 문화예술 상호 교류를 지속적으로 진행한다면 양국 국민, 특히 젊은 층이 함께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란 사실이다. 일방적인 수출만이 아니라, 다른 한편으로 정부나 공공기관 차원에서 양국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비영리 목적의 문화예술 교류로 상호 이해와 신뢰관계를 더욱 다지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며, 상호 국익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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