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 등 전기차·배터리업계 총력 불구

  • 포드·GM 등 거액의 자금공세에 막혀

  • 기업 차원 설득 난항···정부가 나서야

한국과 일본의 전기차 및 배터리 업계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응해 적극적인 대관활동에 나섰다. 사실상 미국 기업에만 전기차 보조금을 주도록 한 이 법이 개정되지 않는다면 미국 내 전기차 및 배터리 사업에 막대한 타격을 입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다만 포드, 제너럴모터스(GM) 등 토종기업들의 천문학적 로비액수에 비할 때, 미 정부를 설득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는 기업의 대응능력이 한계치에 다다른 만큼 우리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온, 삼성SDI, 파나소닉 등 한국·일본 배터리 기업들이 자사 미국법인을 통해 백악관, 교통국(DOT), 의회 등을 대상으로 로비를 시작했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인 스타플러스를 통한 로비도 개시했다. 각 기업들의 로비 내용은 미국 내 전기차(EV)용 배터리 생산 등과 관련된 것이다.

이들 기업이 로비를 개시한 것은 미국 내에서 IRA가 구체화되던 시점인 지난 5~7월로, SK온과 삼성SDI가 이와 같은 내용의 로비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배터리 업계가 긴박한 움직임을 보인 것은 미국 내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이 화두로 떠오르는 등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움직임이 감지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법안은 지난해 11월 미국 하원을 통과한 뒤 상원 내 민주당 일부 의원의 반대로 장기간 상원에 계류해 왔다. 그러다가 지난해 7월 말 극적으로 합의가 이뤄지면서 지난달 초 IRA라는 명칭으로 상원을 통과했다. 합의안이 구체화하던 시점에 기업들이 이를 파악하고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완성차 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국내 완성차 기업인 현대자동차는 올해 상반기에만 미국에서 93만 달러(약 13억원)를 로비에 사용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76만 달러)보다 약 22% 늘어난 규모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금액이다. 내용 측면에서도 세금·인센티브 관련한 부분이 강조됐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로비가 합법인 만큼 이들 기업이 미국에서 로비를 늘린 것은 대관업무를 대폭 강화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와 같은 국내 기업들의 긴박한 움직임에도 미국 토종 완성차 기업들의 천문학적인 로비를 넘어서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로비스트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GM은 690만 달러(약 97억원), 포드는 280만 달러(약 40억원)를 각각 미국 내 로비를 위해 사용했다. GM은 작년 상반기 대비 약 24% 증가한 규모로 상반기 기준 2008년 이후 최대치다.

포드 역시 작년 상반기보다 60% 이상 로비 예산을 증액하며 2012년 이후 최대 규모의 로비를 했다. 이들 기업의 로비 내용에는 코로나19 이후 미국기업의 재건을 위해 세제 혜택이나 인센티브 등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게 포함됐다. 사실상 IRA 제정을 서둘러달라는 요청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국내 기업들이 미국 현지에 생산공장 등 투자를 대폭 늘리고 대관업무를 강화하는 등 자체적인 역량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또 바이든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토종기업들의 요구에 호응하는 등 정치적 이슈화가 됐다는 분석도 기업 입장에선 부담이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도 미국의 자국 우선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한국 정부도 민간과 폭넓게 힘을 합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월 백악관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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