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强달러 고통, 선진국도 예외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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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진 기자
입력 2022-09-19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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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90년대 데킬라 위기와 다르다는 분석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달러 강세가 세계 경제 곳곳에 문제를 일으킨다는 분석이 나왔다. 과거 1990년대 '데킬라 위기' 때는 신흥국 위주로 달러 절상에 따른 피해가 호소됐다면 현재는 선진국도 예외가 아니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에서 달러 평가 절상과 자국 화폐 절하를 막을 특별한 방법은 없다고 입을 모은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달러 인상이 각국의 성장을 둔화시킬 뿐 아니라 스리랑카의 연료 부족, 유럽의 인플레이션 심화, 일본의 무역 적자 심화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 1시께 달러인덱스는 109.89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 14% 이상 상승했으며 이는 1985년 달러인덱스 출시 이후 가장 높은 연간 상승률에 해당한다. 달러는 상승한 반면 유로·엔·파운드 등은 최저로 떨어졌다. 이번 9월 연방준비제도(연준) FOMC에서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 이상을 발표하면 달러 가치는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상 기조와 함께 다른 시장의 리스크가 겹치면서 달러 강세는 점점 힘을 얻고 있다. 러시아-우크라 전쟁으로 생긴 리스크가 대표적이다. 그 여파로 인한 천연가스 공급 감소 및 유럽 경제 성장 둔화 전망도 가세했다. 그 결과 안전자산인 달러 수요가 늘면서 달러 강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달러가 평가절상되자 시선은 신흥국 시장을 향했다. 지난 6월 연준이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하면서 본격화됐다. 코로나 대유행기 당시 국가 부채를 크게 늘린 신흥국은 달러 평가 절상으로 인해 부채 규모가 커진다. 동시에 시장과 투자자들은 달러 강세에 기존과 다른 투자처를 찾는다. 지난 7월 파이낸셜타임스는 국제금융연구소를 인용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5개월 연속 신흥시장에서 자금을 인출하면서 사상 최장 인출 기간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과거 1990년대 데킬라 위기가 떠오른다는 우려도 나왔다. 당시 연준의 급작스러운 환율 상승으로 생긴 달러화 강세와 물가 상승으로 인해 생긴 국채 수익률 상승은 멕시코에 경제적 위기를 불러왔다. 멕시코와 남미 국가들이 IMF에 구제금융까지 받았다. WSJ는 이날 "최근 구제금융을 요청한 스리랑카와 파키스탄을 제외하고도 신흥시장에 대한 재정적 압박이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최근 흐름이 신흥국에만 국한되지 않고 주요 국가까지 강달러 여파가 퍼지고 있다는 것이다. 1달러=1유로 패리티가 무너졌고 달러/엔은 140을 넘었다. 코로나 유행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중국에서는 달러당 7위안이 깨졌다. 달러 강세와 달리 주요 통화 가치가 하락하면 인플레이션 등 주요 경제 현안을 해결하기 어려워진다. 중앙은행이 시장과 투자자들의 돈을 흡수하지 못하면서 악순환된다. 

전문가들도 강달러로 인해 생기는 자국 화폐 약세에 우려를 표했다. 지난 8일 유럽중앙은행(ECB)회의에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유로화 가치가 올해 12% 하락한 것을 언급하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됐다"고 말했다. 일본은행 이사로 재임했던 사유리 시라이 게이오대 교수도 블룸버그통신에 "정책 금리를 올린다고 자국 통화의 평가저하를 막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진단했다. 

세계은행(WB) 마르첼로 에스테바오 글로벌 디렉터도 지난 8월 "달러 강세와 같은 문제는 사후 대응이 아닌 선제 대응이 좋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달러 강세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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