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바이오도 자국 생산"···韓 바이오기업 영향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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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기자
입력 2022-09-13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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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MO·CDMO 약화 우려···신약개발 핵심지 美 진출, 새로운 기회될 수도"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미국 정부가 자국의 바이오 산업 육성 및 보호를 위한 행정명령을 발동하면서 국내 바이오 업계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행정명령이 중국 바이오 산업을 견제하려는 의도를 담았다고 하지만, 결국 자국 내 공급망 강화에 따라 우리나라 바이오 주요 산업인 위탁생산(CMO)·위탁개발생산(CDMO)의 입지가 약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국내 제약사들은 갑작스러운 미국의 결정에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다만 구체적인 세부 내용이 아직 나오지 않아 여러 가능성을 두고 향후 대응 방안을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바이오 분야의 미국 내 생산을 골자로 한 ‘국가 생명공학 및 바이오 제조 이니셔티브’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를 두고 화살은 중국을 향해 있다고 하지만 국내 산업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게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의 중론이다. 

만약 반도체나 전기차 배터리처럼 바이오의약품에 대해서도 미국 내 생산을 원칙으로 한다면, 한국에서 생산되는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인센티브 등이 줄어들거나 없어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위탁생산 수주 건수도 줄어들고 국내에 진입하려던 미국 의약품 투자도 철회할 수 있는 등 부정적인 시나리오가 예상된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 셀트리온 등 CMO·CDMO 사업 비중이 큰 기업들은 앞으로의 상황에 따라 향후 기업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새롭게 짜야 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CMO는 통상 수년 이상의 장기계약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안정적 매출을 유지하는 분야다. 미국 역시 이번 행정명령으로 당장 현지에서 대체재를 찾긴 어렵겠지만, 국내 생산 중인 미국발 위탁생산 물량이 이번 결정으로 생산지 변경이 강제로 이행된다면 사업에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 백신을 위탁생산 중이고, SK바이오사이언스가 노바백스 백신 원액을 생산하고 있다. 셀트리온 역시 테바의 편두통 신약 아조비를 위탁생산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현 상황에서는 이번 정책으로 인한 영향을 가늠하기 쉽지 않다고 봤다. 

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미국 내에서만 생산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취지인 것 같은데 아직은 구체적인 세부 내용이 나오지 않아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상황이 정리된 이후 업계에서 관련한 대응 방안이나 향후 계획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미국의 결정이 당장 우리나라 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지만, 결국 글로벌 투자가 늘어나면서 장기적으로는 사업 확장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바이오협회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이 바이오 기술에 대한 전폭적인 투자를 하게 되면 유럽이나 일본 등의 선진국도 바이오 산업에 대한 투자를 하게 될 테고 한국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라면서 “글로벌 바이오 산업의 투자와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이 기회를 통해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미국 정부가 행정명령을 통해 충분한 지원을 제안한다면, 국내 대기업이 미국 내 생산시설 건립을 추진하는 등 신약개발의 핵심지인 미국에서 사업 규모를 더 키워나갈 수도 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바이오 기술력이 세계가 집중할 만큼 위상이 높아졌고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필두로 CDMO 역시 기술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면서 “공격적인 투자와 M&A를 통해 글로벌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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