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의 일단 팔고보자… 삼성·SK하이닉스 4일 만에 1200억원 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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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기자
입력 2022-09-06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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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업황 부진 예상 매도물량 이어져

  • 개미들 연기금 매도세에 볼멘소리

  • 업계선 "국내주식 축소 기조 때문"



9월 들어서도 연기금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잇달아 처분하며 1000억원 넘는 금액을 현금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3대 연기금인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축소 기조를 유지 중인 상황에서 당분간 반도체 업황 부진이 예상되는 만큼 연기금발(發) 매도 물량은 더 늘어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6일까지 총 4거래일간 연기금은 삼성전자 주식 782억4900만원어치, SK하이닉스 주식 474억9900만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반도체 대장주에서만 1250억원을 넘는 규모다.
 
지난 8월 29일을 시작점으로 따져보면 7거래일간 연기금은 삼성전자 주식 1664억9700만원어치를, SK하이닉스 주식 592억200만원어치를 순매도해 현금화했다. 총액은 2256억9900만원에 달한다.
 
주가도 하락세를 나타냈다. 지난달 말 대비 6일까지 9월 들어 삼성전자 주가는 5만9700원에서 5만7000원으로 4.52%(2700원),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9만5200원에서 9만1800원으로 3.57%(3400원) 하락했다.
 
한 개인투자자는 “노후 대비를 위해 삼성전자에 투자하고 있는데 오히려 노후를 책임져야 할 연기금이 이를 망치고 있다”며 볼멘소리를 하는 상황이다.
 
연기금이 삼성전자를 집중 매도한 이유는 연기금 중 상당 부문을 차지하고 있는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비중을 줄이고 있고, 여기에 반도체 시황에 대한 불안한 전망이 더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국민연금은 지난 5월 27일 ‘2023∼2027년 국민연금 기금운용 중기자산배분안’을 통해 지난 5월 말 기준 16.7%였던 국내 주식 비중을 2027년까지 14%로 줄이기로 했다. 올해 말 목표 비중은 16.3%, 내년 말은 15.9%로 줄여 나간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반도체 업황 부진도 이유 중 하나다. 이미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로 반도체 시황이 악화 중인 가운데 미국 정부는 자국 내 기업인 엔비디아에 인공지능용 주력 반도체 2종에 대해 중국 수출을 중단하라고 통지하면서 반도체 관련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은 상황이다.
 
당분간 이들 반도체 대장주에 대한 연기금의 매도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021년 말 기준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 규모는 132조원으로 이 중 삼성전자 주식은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22.0%에 달한다. SK하이닉스는 4.5%로 그 뒤를 잇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을 줄이기 위해서는 자산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 주식 매도 외엔 없다”면서 “국민연금이 매도세를 유지해도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아 부담이 크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만 연기금의 장기 투자는 주가 변동성을 억제한다는 점에서 안전판 역할을 해왔던 만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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