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총재, "신흥국, 전통적 포워드가이던스 체계 갖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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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현 기자
입력 2022-08-28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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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창용 한은 총재,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 패널 토론자로 참석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글로벌 경제위기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신흥국들이 정교한 정책 체계를 갖출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등 특정 시기에 취하는 비전통적인 정책수단이 선진국에 비해 한국과 같은 신흥국에서는 리스크가 크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은 28일 이창용 총재가 미국에서 열린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 패널 토론자로 참석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심포지엄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근 광범위하게 사용해 온 비전통적 통화정책과 관련해 "신흥국이나 소규모 개방경제에서는 비전통적 포워드가이던스가 이상적인 정책수단이 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포워드가이던스는 중앙은행이 시장의 통화정책 예측 가능성을 키우기 위해 미래 통화정책 방향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예고하는 것을 말한다. 이 총재에 따르면 비전통적 포워드가이던스가 미래 정책 경로에 대한 특정 시기나 임계치에 기반한 것이라면 전통적 포워드가이던스는 거시경제 전망치와 함께 중앙은행 목표에 부합하는 내생적 금리 경로를 제시하는 걸 말한다.

이 총재는 "비전통적 포워드가이던스는 적용 조건·기간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이 어렵고, 그 어려움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을 과도하게 단순화하면 시장이 불확실성을 과소평가할 수 있다"며 "중앙은행이 기존 포워드가이던스를 고수하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신뢰성이 훼손된다는 것도 단점"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일례로 지난 7월 한국은행이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한 통화정책을 언급했다. 그는 "인상 시점에는 시장에서 0.50%포인트 인상 폭이 이미 예견돼 있었다"며 "이 때문에 7월 인상 자체보다는 향후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포워드가이던스가 더욱 중요해진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은행은 일종의 절충안을 취해 공식의결문에는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와 같은 정성적 문구만 포함하기로 하는 한편 이후 기자간담회에서는 '국내 물가 흐름이 현재 우리가 전망하고 있는 경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금리를 당분간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인상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며 구체적 포워드가이던스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 총재는 "인구 고령화 등으로 향후 신흥국 경제가 구조적 장기 침체 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을 부정하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하면 양적 완화와 같은 비전통적 정책수단을 완전히 포기할 수도 없을 것"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신흥국들은 앞으로 시나리오에 기반을 둔 전통적 포워드가이던스와 같은 보다 정교한 정책 체계를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총재는 현지에서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하면서 인플레이션이 꺾일 때까지 금리 인상을 지속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 총재는 "한은의 통화정책이 한국 정부에서는 독립했지만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에서 완전히 독립한 것은 아니다"며 "연준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은 원화 평가절하로 이어지며, 한국은행이 미국 연준보다 먼저 금리 인상을 시작했지만 인상을 먼저 종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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