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현 SK 회장 서거 24주기] 아버지에서 아들로, 최종현·최태원 부자의 남다른 ESG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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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입력 2022-08-26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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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현 SK 선대회장 서거 24주기를 맞은 26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포함, SK 부자가 50년간 추진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재부각되고 있다.
 
선대회장은 1962년 선경직물 부사장으로 SK에 합류한 뒤 ‘석유에서 섬유까지’ 수직계열화를 완성하고 CDMA 기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면서 대한민국의 성장 기반을 닦은 경영인이다.
 
그는 “기업 이익은 처음부터 사회의 것으로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는 신념으로 조림과 인재양성에 집중하며 ESG 경영의 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들 최 회장은 선대회장 유지를 이어받아 탄소감축 경영과 비즈니스 모델 혁신, 이사회 중심 경영을 펼치며 ESG 경영을 한 차원 더 향상시켜 나가고 있다.
 
◆ 최종현, 50년 앞선 ESG경영
선대회장은 일찌감치 산림과 인재의 중요성에 주목하고 숲과 인재양성에 주력했다. 1972년 서해개발주식회사(현 SK임업)를 설립한 뒤 천안 광덕산, 충주 인등산, 영동 시항산 등을 사들여 국내 최초로 기업형 조림사업을 시작했다.
 
지방의 황무지에서 시작된 해당 사업으로 인해 민둥산이 4500ha 걸쳐 400만 그루의 나무가 심어진 울창한 숲으로 변신했다. 선대회장이 조성한 숲은 서울 남산의 40배 크기에 달한다.
 
그는 조림에서 발생한 수익을 장학사업에 사용키로 했다. 다만 나무를 키워 현금화하는 데 긴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염두에 둬 우선 사재 5540만원을 출연해 1974년 11월 한국고등교육재단을 설립했다.
 
재단 설립 뒤에는 ‘세계 수준의 학자 양성’이라는 목표 아래 매년 유학생을 선발해 해외로 보냈고, 학비와 생활비 전액을 장학금으로 지급했다. 1974년부터 시작된 고등교육재단 장학사업은 현재까지 장학생 4000여 명과 박사 820여 명을 배출한 ‘인재의 요람’으로 성장했다.
 
1970년대 일요일 아침을 깨웠던 '장학퀴즈'도 SK의 대표적 인재양성 프로그램이다. 선대회장은 1973년 '장학퀴즈'가 광고주를 찾지 못해 폐지 위기에 처하자 “청소년에게 유익한 프로그램이라면 단 한 명이 보더라도 조건 없이 지원하겠다”며 단독 광고주로 나선 이후 2300여 회가 방영된 현재까지 50년가량 후원하고 있다.
 

최종현 SK 선대회장이 충북 충주시 인등산 임야를 사들여 조림 사업을 진행한 결과, 1970년대 초반(위)과 현재(아래) 풍경이 크게 달라졌다. 원 안은 최종현 선대회장이 부인 고 박계희 여사와 인등산에 나무를 심는 모습. [사진=SK그룹]

 
◆ 아들 최태원, 넷제로 경영·그린 비즈니스 등으로 ESG 경영 업그레이드
아버지의 유지는 아들에게 이어졌다. 최 회장은 ESG를 그룹의 핵심 성장동력원으로 삼고 경영체질의 전반적인 혁신을 추진하는 등 SK는 최근 ESG 관련해 가장 분주히 움직이는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SK는 최 회장이 “관계사 각각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과 환경 스토리를 만들어야 하고 남들보다 빨리 움직여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주문한 뒤 2050년까지 사용전력의 100%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조달하는 RE100에 국내 기업 최초로 가입했다.
 
이어 2050년 이전까지 넷제로를 조기에 달성하겠다고 결의한 뒤 2030년 기준 전 세계 탄소감축 목표량(210억톤)의 1%를 SK가 줄이겠다고 공표했다. 이를 위해 SK는 글로벌 테크기업과 친환경 기술 생태계를 구축했고 세부적으로 실천할 방법론과 구체적 목표치를 대외적으로 공표했다.
 
특히 SK는 최근 친환경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내면서 최 회장이 강조한 넷제로 경영을 구체화하고 있다. SK는 2020년 말 수소사업추진단을 조직한 뒤 그룹 내 에너지 인프라를 활용해 수소 생산과 유통, 공급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또 플러그 파워 등 수소 관련 글로벌 기업에 대한 투자도 늘려가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 등 전통적 에너지 기업은 전기차배터리와 친환경·신재생 에너지기업으로 변신 중이다. 과거 필름 회사였던 SKC는 2차전지 소재인 동박을 제조하는 그린 기업으로 전환했다. SK건설은 23년 만에 사명을 ‘건설’에서 ‘에코플랜트로 바꾸고 친환경 기업으로 다시 태어났다. 또 친환경 사업 강화를 위해 관련 인력과 역량은 한 곳에 모은 ‘SK 그린캠퍼스’를 지난 1월 오픈했고 연구·개발에 집중할 ‘SK그린테크노캠퍼스’도 2027년 출범할 예정이다.
 
최 회장은 국내 기업 최초로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이 인정한 탄소배출권을 확보했고 파푸아뉴기니와 스리랑카 등 해외에서도 탄소배출권을 확보하는 등 K-Forest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최종현, 국내 최초의 경영시스템 정립···최태원, 이사회 중심 경영으로 진화 발전
선대회장은 환경과 사회 외에도 국내 최초로 체계화된 경영시스템을 도입, 지배구조 선진화를 꾀했다. 선대회장은 기업이 대형화·세계화되고 사회구조가 복잡해짐에 따라 주먹구구식 경영으로는 지속가능한 성장이 불가능하다고 봤다. SK의 경영철학과 목표, 경영방법론을 통일하며 업무에 똑같이 적용할 수 있도록 1979년 SK경영관리시스템(SK Management System)을 정립했다.
 
경영관리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던 시절 SKMS는 경영관리 요소와 일처리 방식 등에 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한 사례라는 평가를 받았다.
 
선대회장이 정립한 SKMS는 경영환경과 사회적 요구에 맞춰 2020년 2월까지 14차례 개정을 거쳤고 최 회장은 기업 경영 목표에 이해관계자와 구성원 행복, 사회적 가치 추구 등을 반영시키면서 사회와 공생하는 기업으로 지배구조를 변화시켜 나갔다. 특히 최 회장은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고 시장의 장기적 신뢰를 이끌어 내기 위한 방법론으로 거버넌스 스토리를 만들어 가고 있다.
 
선대회장이 남긴 또 하나의 업적은 장묘문화 개선이다. 선대회장은 평소 좁은 국토에 무덤이 많아지는 것을 걱정하며 화장을 통한 장례문화 개선을 주장했다. 선대회장이 1998년 8월 타계하면서 “내가 죽으면 화장하고 훌륭한 화장시설을 지어 사회에 기부하라. SK가 장례문화 개선에 앞장서 달라”는 유지를 남겼다.
 
선대회장은 화장으로 장례를 치렀고 SK는 2010년 1월 500억원을 들여 충남 연기군 세종시에 장례시설인 ‘은하수공원’을 조성해 기부했다. 선대회장 유언을 계기로 화장률이 1998년 27%에서 10년 뒤 62%, 최근에는 90%로 상승했으며, 화장시설 공급난이 해소되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
 
SK 관계자는 “선대회장은 기업이익은 처음부터 사회의 것이라는 신념으로 산림과 인재를 육성해 사회와 국가의 핵심 인프라가 될 수 있도록 했다”며 “선대회장의 경영철학을 이어받아 ESG 경영을 더욱 고도화해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더 키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1982년 1월, 최종현 SK 선대회장이 신입사원 연수교육 과정에 참석, SKMS를 주제로 특강을 펼치고 있다. [사진=SK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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