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만으론 한계' 제약사의 사업다각화 전략···"자금 원동력, 향후 선택과 집중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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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기자
입력 2022-08-24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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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광동제약]

 
전문 의약품만으로는 수익 창출에 한계가 있는 국내 제약 시장에서 제약사의 사업 다각화는 안정적인 매출을 위한 필수 코스로 꼽힌다. 보유 기술을 기반으로 시장 진입이 쉽고 새로운 수익 창출이 가능해 매출이 발생하면 신약개발 자금의 원동력을 마련할 수 있다는 취지도 크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건강기능식품은 물론 화장품과 반려동물 헬스케어 등의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화장품의 경우 탄탄한 유통망을 갖춘 기업들 틈바구니에서 시장 진입에 대한 우려를 딛고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동국제약의 화장품 사업은 더마 코스매틱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인지도를 갖춘 의약품에 이어 새로운 성장 축으로 화장품 사업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대표 브랜드인 ‘센텔리안24’는 올해 5월까지 약 5400억원의 누적 매출액을 기록했다. 증권가에 따르면 동국제약의 지난해 화장품 부문 매출액은 1300억원 안팎이며, 올 상반기 매출액은 775억원으로 추정된다. 화장품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도 점점 높아져 이대로라면 동국제약이 공언한 ‘2025년 연매출 1조원’ 달성도 무난히 이뤄낼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 외에도 대웅제약, 동화약품, 종근당, JW중외제약 등도 자사의 주력 성분을 기반으로 한 더마코스메틱 사업에 뛰어 들었다. 메디톡스 역시 올 상반기 바이오 뷰티 사업부를 신설하면서, 기존 톡신과 필러 등 주력 사업과의 시너지를 노린다는 계획이다.

제약사의 반려동물 사업 진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일동제약과 일동바이오사이언스는 ‘일동펫 시리즈’를 통해 반려동물용 장 건강과 관절 건강용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종근당바이오의 유산균 프로바이오틱스 브랜드 ‘라비벳’ 역시 반려동물 전용 제품이다. 광동제약은 자사의 스테디셀러인 ‘경옥고’에서 이름을 딴 반려견의 관절건강 영양제 ‘견옥고 활(活)’을 선보였다.

최근 업계가 주목하는 새로운 분야는 ‘탈모 건기식’이다.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모발 건강’ 관련 건기식을 기능성 건강기능식품으로 포함하면서 해당 분야에 대한 제약사들의 진출도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식약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모발의 탄력, 직경, 윤기를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면 탈모 증상 완화를 위한 건기식 개발이 가능하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탈모 인구가 1000만명이라고 알려진만큼 수요가 여전히 높다”면서 “특히 건기식은 병원에서 탈모 전문약을 처방받는 것보다 쉽게 접근이 가능해 이 시장을 선점하는 제약사는 새로운 캐시카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기존 탈모 전문의약품을 보유한 제약사 위주로 관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다만, 글로벌 빅파마의 경우 오히려 기존에 여러 분야에 걸쳤던 사업을 접고 본업에 집중하는 사례도 있어 국내 제약사와는 반대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존슨앤존슨은 지난해 컨슈머헬스사업부를 떼어내고, 의약품 및 의료기기 개발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2025년까지 600억달러(약 71조원)에 달하는 매출 목표를 제시해 컨슈머헬스 분할에 따른 매출 저하 우려는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백신 명가로 알려진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헬스케어분야를 ‘헤일리온’이라는 이름으로 분사시킨 뒤 백신 개발과 인수합병(M&A)에 집중하고 있다.

회사는 작년 12월 자체 코로나19 백신 ‘엑뷰디’(성분명 소트로비맙)에 대한 유럽의약품청(EMA)의 품목 허가를 획득했다. 또한 올해 페렴구균 21가 다가백신 후보 보유한 미국 ‘아피니백스’를 12억 달러 규모로 인수합병(M&A)하면서 본업에 충실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사업 다각화를 통한 매출 증대가 이익일 수 있겠으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어느 정도 규모의 성장을 이뤄낸 후에는 글로벌 빅파마로 가기 위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할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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