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에 인플레까지 겹쳐…하반기 선진국 경제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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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진 기자
입력 2022-08-16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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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제외하고 모두 역성장

 

지난 11일 오전 부산항 신선대 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세계 경제가 내년 상반기까지 침체될 것이라는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지난 2분기 세계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심각한 인플레이션으로 미국·영국·독일 등 주요 선진국의 남은 하반기 경제 전망도 밝지 않다. 

16일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2020년 코로나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지난 2분기 세계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닛케이는 SMBC 닛코 증권의 마루야마 요시마사의 말을 인용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2.7%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주요 선진국 경제가 성장하지 못한 여파다. 

세계 경제의 위축에는 주요 선진국의 마이너스 성장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 1분기와 2분기 모두 역성장을 기록했다. 기술적인 경기침체에 들어간 것이다. 지난 13일 영국도 GDP가 전분기 대비 0.1% 감소해 5분기 만에 마이너스 성장했다. 지난달 말 독일 연방통계청도 2분기 GDP가 전분기 대비 0% 성장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주요 선진국 중 그나마 플러스 성장을 한 곳은 일본뿐이다. 일본의 2분기 GDP는 연율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해 코로나 전 수준에 육박하게 됐다. 

닛케이는 이런 경기 성장 둔화가 코로나 대유행으로 인한 경기 침체 이후 회복을 주도한 디지털 기기 및 서비스 수요 감소에서 시작됐다고 봤다. 미국 조사업체 가트너는 올해 반도체 시장 성장률을 종전 13.6%에서 7.4%로 낮췄다. 미국 반도체 제조업체 인텔의 펫 겔싱어 최고경영자(CEO)는 2분기 실적발표에서 “10년 동안 이 정도의 재고 조정이 있었던 적이 없다”며 우려를 표했다.

원자재 시장에서도 수요 감소가 나타나고 있다. 경기 둔화의 모습으로 풀이된다. 경기에 민감한 구리 가격은 지난 15일 기준 톤당 8100달러 전후에서 거래됐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직후 고점 대비 무려 30% 낮은 가격이다. 알루미늄이나 니켈 등 금속은 전쟁 이전 가격보다 최대 20%까지 내려왔다. 

글로벌 경기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인플레이션 탓에 향후 경기 전망은 밝지 않다.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인 가즈프롬은 독일에 가스 공급량을 기존에 대비 80% 줄였다. 이에 따라 독일 내부에 전기 가격이 올라 소비가 줄고 있다. 6월 독일의 소매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8.8% 감소했다. 

동시에 유럽과 미국 등 주요 국가는 모두 금리를 올렸다. 금리 인상 여파도 경기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7월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은 8.9%로 3개월 연속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물가 상승에 대응해 지난 7월 27일 11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5%에서 0%로 인상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6월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 후 7월에도 다시 0.75% 포인트 인상에 나섰다. 그런데도 여전히 물가상승률이 8%를 상회하고 있어 연준이 결국 기준금리를 3% 이상으로 올릴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닛케이는 "급속한 인플레이션이 가계 경제를 압박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금리를 너무 빨리 올리면 이미 침체된 경제에 더 큰 타격을 준다"며 "미국과 유럽은 인플레이션 억제와 경기 침체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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