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경상수지 적자 전망도

일본 경제에 위험 신호가 계속 감지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은 3분기 연속 플러스를 기록하고 있지만, 경제를 둘러싼 환경은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 심지어 올해 경상수지마저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내부에서는 경제 구조 개혁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본 구매력 지속적으로 하락
니혼게이자이(닛케이)는 지난 15일 일본 내각부의 발표를 인용해 무역손실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무역손실은 전기 대비 4조5664억엔 증가했다. 증가폭은 비교 가능한 1994년 이후 최대다. 닛케이는 "(이같은 통계는) 일본 경제 여건이 전례 없는 속도로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무역손실의 증가는 갑작스러운 국제 환경 변화의 영향이 크다. 특히 지난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후 국제원유를 비롯해 원자재와 식량 가격이 크게 급등했다. 여기에 2022년 들어 가속화된 엔화 약세도 수입 인플레이션을 부추겼다. 반면, 세계경제의 둔화 등의 영향으로 엔화 약세는 수출 증가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했다. 

일본의 실질 국내총생산(GDP)는 전기 대비 연 2.2% 증가로 3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세를 기록했다. 개인소비 증가와 기업의 설비투자 확대 등이 영향을 미쳤다. 다만 무역손실의 증가로 국내총소득(GDI)은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GDI는 한 국가가 벌어들인 생산물 가치(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입 단가 등 교역조건 변화로 생긴 무역 손익을 반영해 산출한 금액이다. 국민들의 실질구매력을 뜻하기도 한다. GDI가 줄었다는 것은 일본 국민들의 구매력이 감소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지난 2분기 일본의 실질 4~6월기의 실질 GDI는 전기대비 연율 1.2% 감소했다. 

닛케이는 "수입가격 상승을 판매가격에 전가할 경우 가계의 부담은 커지고, 만약 전가할 수 없다면 기업의 부담도 늘어난다"면서 "원가 상승에 걸맞은 수익을 올리지 못하는 기업은 임금 인상 여력이 줄어들면서 간접적으로 가계에 오히려 부담을 줄 수도 있기 때문에 이같은 무역손실의 증가는 경제성장 여력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지표들을 보면 수입물가의 상승에도 기업의 가격 전가는 진행되고 있지 않다"면서 "일본 경제는 코로나19 사태 전부터 수요 부족으로 디플레이션 압력이 높았던 데다가 우크라이나 위기로 인한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이 겹치면서 중요 물자를 해외에 의존하는 경제구조와 성장력의 취약성이 재차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올해 경상수지 적자 예상
일본은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 규모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앞서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2022년 상반기 무역통계에 따르면 수출은 45조9378조엔을 기록했다. 반면 수입은 53조8619조엔으로 집계되면서 무역수지는 7조9241조엔의 적자를 기록했다. 엔저와 원자재, 식량 가격 급등이 무역적자의 폭을 키웠다. 무역적자 폭이 늘어나면서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줄고 있다. 일본의 올 상반기 경상수지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3.1% 급감한 3조5057억엔 흑자를 기록했다. 2014년 이후 최저 규모다. 

1차 소득수지의 흑자폭이 무역적자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해외 자산의 이자와 배당 소득 등이 포함된 1차 소득수지는 일본 경제를 떠받치는 근간 중 하나다. 다만 엔화 가치 급락과 국제 원자재 가격 급상승으로 무역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경상수지도 적자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닛케이는 자체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달러당 엔화 환율이 120엔, 국제유가가 배럴당 110달러 수준일 경우 일본의 경상수지가 9조8000억엔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뉴스위크 일본판은 앞서 "일본 소득수지의 절반 가까이는 제조업의 해외 이전에 따른 현지법인의 이자와 배당이다"라면서 "이는 형태를 바꾼 수출이며 경쟁력 저하와 함께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전후 일본의 경상수지는 일관되게 흑자를 이어왔지만, 1990년대 이후 일본 기업의 경쟁력 저하가 진행됨에 따라 점차 무역 흑자가 감소해 왔다. 결국 2005년에는 소득수지의 흑자와 무역흑자의 액수가 역전해, 일본은 무역이 아니라 투자로 경제를 지탱하는 국가로 변모했다. 2010년대 이후는 무역흑자가 더욱 감소해 투자수익으로 어떻게든 경상흑자를 유지했지만, 이제는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이 진행되면서 이마저도 유지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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